국내 조선업 '빅3'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노사간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추석 이후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놓고 노사 협상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칠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중공업은 추석전 3년치 2016·2017년을 포함한 3년치 임금협상을 타결했지만 연말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해양부문의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정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이는 수주악화로 발생한 해양부문의 유휴인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함이다. 협의체는 빠르면 내달 초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과 박근태 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구조조정에 따른 유휴인력 문제에 대한 논의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은 지난달 나스르(NASR)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일감이 전무한 상태다. 해양공장 가동이 멈추며 2600여명의 인원 중 2000여명이 유휴인력이 됐다.
하지만 아직도 풀어야 할 현안들이 많아 일정 조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정 회의는 논의 대상과 의제, 일정 등 사전에 조율해야 할 것이 적지 않다"며 "현재 당사자간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며 개최 시기를 말하기는 이른 단계"라고 잘라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 하반기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지만 임단협 교섭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상황은 여의치 않다. 노사는 8월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긴 했지만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는 당초 임금 10% 반납을 제시했다가 8월 말 23차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과 상여금 600% 등으로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동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연말 1000여명에 가까운 구조조정까지 겹치면서 노사간 입장차를 쉽사리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자구 계획대로라면 올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하지만 수주 상황에 따라 3·4분기 말께 인적 자구 계획에 대해 별도로 이야기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에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은 3년치 임단협을 마무리지으며 한숨 돌렸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현재진행형이다. 단 회사 차원에서 인력 감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3위(2017년 기준)의 시장 지위와 우수한 기술력 바탕으로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노동자협의회와 구조조정과 관련된 논의는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