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급증한 파라자일렌(PX) 수요와 정제마진에 힘입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정유·화학사업이 올 상반기 부진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들어 호조세를 보이며 정유사 실적을 본격적으로 견인했다.
우선 전통 사업인 정유사업에서는 안정적인 정제마진이 3분기 실적을 견인하는데 한 몫 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등 원료비를 뺀 값으로 정유사의 실제 마진을 의미한다.
지난 6월 배럴당 5달러 밑으로도 떨어졌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7월을 기점으로 회복하기 시작해 8월 셋째 주에는 7.5달러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5∼6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또 미국의 이란 제재 등 국제 정세 불안으로 3분기 중 두바이유가 80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유가가 급등해 국내 정유사의 재고평가 이익도 높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157억원을 기록했다. 11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고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이 9729억원으로 '연간 1조원' 달성에 바짝 다가섰다.
내달 2일 실적을 발표할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실적 기대감도 크다. 실제 IB업계에서 예상한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평균 7780억원에서 현재 8140억원까지 상향됐다.
화학사업에서는 PX사업이 가장 돋보였다. PX는 원유의 부산물인 나프타를 아로마틱 설비에 투입해 생산, 합성섬유의 중간 원료로 쓰인다.
정유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화학사업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에쓰오일은 "PX 스프레드 개선 등 시황 변화에 적극 대응,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판매를 극대화한 덕분에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46%를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PX 생산설비를 연달아 출범시킨 이유도 'PX사업이 수익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은 연간 PX를 130만t 생산하고 있으며 SK종합화학과 JX에너지가 각 50%씩 총 9363억원을 투자한 울산아로마틱스는 연간 100만t의 PX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가 환경 보호를 이유로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을 중심으로 PX 수요가 급증했다. 또 중국·베트남·인도 등에서 설비 문제로 PX 생산이 지연돼 공급이 타이트해진 점도 국내 PX사업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마진율 개념에 해당하는 PX스프레드는 올해 연초만 해도 1t당 약 360달러 선에 머물었으나 지난달에는 1t당 약 631달러까지 증가, 2013년 2월(1t당 약 703달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