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반면 금리인상은 예상보다 속도가 늦춰졌다. 경기둔화까지 온갖 악재에도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늘면서 과도한 '이자장사' 논란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8일 각 은행 실적발표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의 3분기 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27조1686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6조59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다.
특히 3분기 은행의 이자이익이 예상을 웃도는 대출성장에 급증하면서 카드와 증권 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의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강력한 규제로 줄어든 주택담보대출을 신용이나 전월세담보대출, 우량 중소기업대출로 대신하면서 전체 대출규모는 여전히 성장세를 이어간 덕분이다.
신한지주 역시 3분기까지 누적된 이자부문 이익이 6조3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했다. KB금융과 달리 신한지주의 순이자마진(NIM)은 3분기 소폭 하락했지만 늘어난 대출규모에 이자이익은 늘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이자이익은 우리은행이 4조1971억원, 하나금융 4조1691억원, 농협금융 5조8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11.4%, 9.9%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실적도 사상 최대다. 이미 3개 분기간 벌어들인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웃돌거나 근접하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은 사실상 확정됐다.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KB금융과 신한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2조8688억원, 2조643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KB금융은 4.0% 증가, 신한지주는 2.3% 감소했다.
그러나 각종 일회성 요인은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증가폭이 크게 늘어난다. 이런 분위기라면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동시에 '3조 클럽'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지난해 BCC 지분매각 관련 이연법인세와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 올해 은행 명동사옥 매각익 등을 빼고 나면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보다 13.3% 증가했다.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3조3110억원이다. 4분기 순이익 추정치가 6000억원을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이 예고됐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했을 때 3분기 누적 경상 기준으로 이미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2조9180억원과의 격차는 2746억원에 불과하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 농협금융 모두 3분기까지 실적이 나란히 사상 최대치를 넘어섰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하면서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5121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1조8921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금융도 지난 2005년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71억원(농업지원사업비 부담후)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9%나 성장했다.
4분기 환경도 은행에 우호적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한국은행도 다음달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와 함께 지난 몇 년간 은행의 골칫거리였던 대손충당금은 오히려 효자역할을 할 전망이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매분기 대손충당금 규모는 줄고 있고, 부실로 분류했던 일부 기업들의 정상화로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