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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진성오의 심리카페] 로봇과의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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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 당신의마음연구소장

 


AI가 사람을 대신해서 상담을 할 수 있는지요? 라고 묻는 분들이 강의 중에 간혹 있다. 때로는 직접적인 질문은 아니지만 인간 대부분의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말하면서 그렇지 않은 직업으로 많은 분들이 사람을 상대하는 상담사나 심리치료사 혹은 정신과 의사가 아닌지 묻기도 한다.

전문가마다 혹은 사람마다 다른 예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필자는 단연코 가장 빠르게 AI로 대체될 수 있는 영역이 상담분야나 심리치료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사람 앞에 로봇이 앉아서 사람처럼 하는 그런 방식은 아니다.

독자 분들 중에는 '엘리자'라는 상담 봇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엘리자는 MIT의 바이젠바움(Weizenbaum, J.)이라는 학자가 1966년에 발표한, 가장 초기 무렵의 자연언어에 의한 대화 시스템을 만든 일종의 단순한 기구 이름이다.

원리는 단순하다. 인간이 작성한 입력문에 대해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일견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어 보이게 구성되었다. 당시 정신과적인 면담이나 지지 치료적 상담에서 사용되는 언어 표현 방식을 활용하여 사람이 묻는 질문에 대해 반응하는 수준의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내담자: 안녕하세요?

엘리자: 안녕하세요! 어떻게 들어오시게 되셨어요?

내담자: 내가 요즘 고민이 좀 있어서 많이 힘든데….

엘리자: 아 고민이 있으시군요.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말씀해주시면 들어드릴게요.

내담자: 아이가 말썽을 피워서 큰 일입니다.

엘리자: 아이가 말썽을 피우는군요. 아이가 피우는 말썽에 대해 한번 말해보세요.

내담자: 예, 그게 어떤 거냐면요….

혹시, 상담사 분들과 상담을 해본 분들은 바로 느낌을 알 수 있을 듯한 대화 방식이다. 필자의 칼럼에도 언급된, 상대방의 말을 따라서 하는 '미러링'이라는 기법이 그대로 적용된 대화를 엘리자가 진행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말 내용에 대한 언급보다는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서 반응하고 거울처럼 반영해주는 것이다.

더 진행을 하게 되면 내담자는 엘리자에서 다양한 내용의 경험들을 표현하게 되고 엘리자는 그 내용에 대해 묻기보다는 마치 말한 내용을 알고 있는 듯 반응하는 답을 해준다. 당연히 아직은 조악한 수준으로, 어떤 경우에는 앵무새처럼 한 말을 되풀이 하는 대답을 하기도 한다.

엘리자를 보면 많은 분들은 아직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여 상담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엘리자는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여느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는 평가를 받기고 한다. 일종의 팬클럽이 있는 것이다.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자신의 비밀을 사람에게는 도저히 말할 수 없다고 느끼는 내담자들이 '엘리자는 로봇이기 때문에 절대로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고, 또 엘리자가 로봇이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겉과 속이 다르게 느끼거나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속으로 자신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사람과 대화하는 것보다 더 안심된다고 한다.

엘리자가 태어난 게 1966년쯤 되니 지금으로부터 거의 50년 전이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이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곧 인간의 마음을 좀 더 세밀하고 이해하고 반응하는 로봇 '상담 대가'가 곧 나오지 않을까? 섬뜩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기대도 된다.

필자는 이제 로봇과 경쟁하게 될까? 어떤 미래가 올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여러 이유로 분명이 상담이 가능한 로봇을 볼 날이 머지 않은 듯 하다. 이래저래 AI가 이제 경쟁 상대가 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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