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옥에서 정성립 사장 (가운데), 이근모 부사장 (오른쪽), 조욱성 부사장 (왼쪽)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연 매출 7조~8조원을 유지하는 회사를 만들겠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향후 회사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작고 단단한 회사'의 기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15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때 매출이 15조원을 기록했지만 작고 단단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7조~8조원 수준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맞춰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채권단에 자구계획안을 제출하면서 2015년 말 1만3199명이던 인력을 올해 말까지 9000명 이하로 줄이기로 했다. 9월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수는 9933명으로, 자구계획안을 이행하려면 연말까지 약 1000명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 사장은 올해 회사가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구조조정에 대해 재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 연말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연말까지 실사를 마무리짓고 그 결과를 놓고 채권단과 구조조정에 대해 재조정 협의를 진행한다.
정 사장은 "회사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적 구조조정 진행을 통해 안정적 생산에 지장을 줄 경우 구조조정을 불가할 방침"이라며 "다만 회사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올 연말에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지만 향후 회사 상황에 따라 필요시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 경쟁 업체와의 실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전반적인 실적이 암울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3분기째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 사장은 "경쟁사와 매출을 비교하는건 어렵다"고 말한 뒤 "우리는 조선소 시설을 100% 가동해 올해 9조원(추정치)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들의 사례들 들며 한 회사는 대우조선과 비슷한 규모를 갖추고도 5조원 정도 매출을 올리는 건 절반 밖에 가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회사에 대해서는 규모가 1.5배인데, 매출은 80~90%밖에 안 되면 정상적 조업을 못 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단일조선소사로는 가장 많은 잔량을 보유 중"이라며 "올해면 2021년 상반기 물량을 다 채울 것으로 2년 반가량의 물량을 가졌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도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일본이 WTO(세계무역기구)에 한국의 조선업계 공적자금 지원 문제를 제소한 데 대해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은 일본과 경쟁선을 짓지 않고 있다"며 "강제징용 관련, 양국과의 감정싸움 같다"고 정치적인 성향으로 일축했다. 이어 "대우조선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았기 때문에 산업은행은 상업적인 고려에 의해 지원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향후 글로벌 조선업체와 경쟁력 위해 고급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조선의 경우 채권단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여기까지 왔지만, 이런 상황이 앞으로 4~5년을 갈 때 현재 인적 역량으로 중국, 일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며 "외형적으로는 대우조선이 정상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인적 자원 역량을 세계 일류 조선소에 맞게 끌어올리는 게 경영진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