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 남녀 군인의 체력검정 기준의 현격한 차이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군인으로써 필요한 최하한선에 대한 선정은 검토해보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국방부 인사복지실 등 관련 부처는 큰 움직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녀 군인의 체력검정 최하한선의 차등적용이 재점화 된 것은 지난 13일 경찰대에서 여성 입학생 선발 비율(12%)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소방청도 여성 소방대원 지원자를 위한 새로운 체력검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국방 및 안보 관계자들은 "군·경·소방 등 국민의 생명과 자신의 생명을 지켜야 할 직종에 대한 특수성을 무시해, 국가안보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곳은 국군 일선 지휘관 들이다.
각 군 사관학교의 체력검정 기준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이미 남녀의 선발 기준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체력측정 기준의 격차가 향후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군내에 돌고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래달리기의 경우 삼군 사관학교 모두 남생도는 1500m, 여생도는 1200m로 기준이 책정돼 있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우선 선발제외 대상에서 벗어나는 9등급 기준으로 남생도는 6분 42초, 여생도는 6분 28초 이내를 통과해야 한다.
해군사관학교의 경우 오래달리기 10등급이 되려면 남생도는 7분 43초, 여생도는 7분 36초 이내로 통과해야 한다. 공군사관학교는 불합격 기준을 넘어서는 15등급이 되기위해선 남생도는 7분 31초, 여생도는 7분29초 이내로 측정구간을 완주해야 한다.
근력측정을 위한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 펴기에서도 남여생도의 측정기준은 상당한 격차가 있다.
육사의 경우 윗몸일으키기는 남생도는 35회 여생도는 21회, 팔굽혀펴기는 남생도 18회 여생도 4회 이상을 충족해야 체력검정 보류 판정을 벗어날 수 있다. 해사의 경우 윗몸일으키기는 남생도 13회 여생도 4회, 팔굽혀 펴기는 남생도 8회 여생도 2회 이상을 충족해야 불합격을 면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육군의 전투부대 지휘관 출신 예비역은 "남여의 신체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동일한 체력검정 평가를 해서는 안된다"면서도 "야전에서 부하들을 이끌 장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최저의 기준만은 동일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 내 일각에서는 "남녀의 체력최저 하한선이 같아야 한다는 근거는 있느냐"며 "신체적 차이가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들은 미군 등 해외의 사례를 주목해, 군 조직 본연의 임무에 맞는 새로운 체력측정 과목과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군사전문가는 "군이 여성에게 요구하는 것은 G.I 제인처럼 초인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전에서 개인의 방호구, 무장의 증대로 인한 전투하중이 늘고 있어 여성도 남성과 동일한 체력하한선이 적용되야 한다"면서 "군이 여성을 진정한 전우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과도한 배려보다 그들이 전투에 살아남을 능력을 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