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성보험 대신 늘린 보장성보험 성적도 저조
- IFRS17·K-ICS 도입 1년 연기로 실적 부진 만회할까
올해 3분기 국내 생명보험사 24곳의 당기순이익은 4조원을 넘어섰으나 보험영업손실은 되레 늘었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도입에 따라 저축성보험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는데 상대적으로 판매를 늘린 보장성보험의 매출은 저조했다.
그러나 IFRS17 도입 시기가 당초 2021년에서 2022년으로 미뤄졌고 금융당국이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도입 시점을 IFRS17과 맞추겠다고 발표한 만큼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시간을 벌었다는 평가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3분기(1~9월) 생명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9월까지 당기순이익은 4조38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8093억원) 대비 2295억원(6.0%) 증가했다.
보험영업손실은 16조84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2582억원(8.1%) 늘어났다. 저축성 보험료 감소(-4조9000억원), 해약, 만기보험금 증가(4조4000억원) 등의 영향이다.
투자영업이익은 일회성 요인인 삼성전자 주식 처분이익(1조958억원) 등으로 1조4257억원(8.4%) 늘어난 18조49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외이익은 변액보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수수료 수입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143억원(9.1%) 늘어난 3조7658억원으로 나타났다.
규모별 당기순이익은 대형사가 전년 동기 대비 14.1%(3072억원) 증가한 2조4869억원, 중소형사가 27.8%(993억원) 늘어난 4565억원이었다. 다만 은행계 생명보험회사는 0.8%(19억원) 증가한 2326억원에 그쳤고 외국계 생보사(8628억원)는 17.2%(1789억원) 감소했다.
9월까지 수입보험료는 77조8939억원으로 전년 동기(81조7320억원)보다 3조8381억원(4.7%) 감소했다. 수입보험료의 비중은 보장성보험 39.8%, 저축성보험 32.8%, 변액보험 18.5%, 퇴직연금·보험 8.9%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IFRS17 등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해 저축성보험 판매가 크게 줄어든 반면 보장성보험의 매출 신장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생보사들은 IFRS17 도입에 따라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으나 생각보다 보장성보험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저축성보험(25조5450억원)과 변액보험(14조4425억원)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조8818억원(16.0%), 2846억원(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저축성 신계약보험료(3조3287억원)는 전년 동기 대비 36.6%(1조9208억원) 감소했고, 변액보험 신계약보험료(1조 5896억원)도 최근 주가 약세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보장성보험(31조158억원)과 퇴직연금·보험(6조890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51억원(2.0%), 7332억원(11.9%)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익성 지표는 다소 개선됐다. 1~3분기 총자산이익률(ROA)은 0.64%로 전년 동기(0.63%)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0.1%포인트 오른 7.43%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과 K-ICS의 도입이 1년 미뤄지면서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1년의 시간만큼 자본확충에도 충분한 시간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