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협력방안과 한반도 문제 공조 등을 놓고 심도있게 논의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는 양국 간 경제·통상 등 실질협력 강화를,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 경험을 갖고 있는 남아공과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지속적인 지지를, 네덜란드와는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각각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관저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만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양국 간 '21세기 공동번영을 위한 포괄적 협력 관계'를 체결했을 당시 열린 데 이어 14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는 동시에 그간 아르헨티나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한 데 사의를 표했다.
이에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절대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또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에 기반을 둔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아울러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양국의 비교 우위를 활용,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마크리 대통령은 또 올해 개시한 한·메르코수르(MERCOSOUR·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의 진전에 협력하기로 하고, 더 나은 기업활동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가 1991년에 구성한 관세동맹으로, 남미 지역 인구의 70%를 관할하는 남미 최대의 경제공동체다.
한·남아공 정상간 회담은 6년 만이자 문 대통령 취임 후 라마포사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그간 남아공 측이 보여 준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19∼2020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자 과거 핵 개발 프로그램 폐기 경험을 가진 남아공 측의 역할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아공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핵화 과정에 있는 북한에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하고 비핵화로 이끄는 데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라마포사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남아공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아프리카 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남아공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아프리카 역내 정치·경제를 선도하는 남아공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G20 양자회담장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네덜란드 정상은 지난 2월 평창올림픽에서 머리를 맞댄 후 올해 두 번째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어 네덜란드가 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및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이라는 중책을 맡아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준 데 사의를 표하고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뤼터 총리는 "긍정적 상황 변화를 이끈 문 대통령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을 지속해서 지지하고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특히 양국 교역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네덜란드의 대한(對韓) 투자액도 유럽국가 중 1위를 기록하는 등 양국 간 교역·투자가 증진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 정상은 농업, 스마트시티, 재생에너지, 기후변화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양국의 실질 협력을 더욱 심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