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가는 가운데 서울과 대구, 인천, 경남 등의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1400원대로 내려가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으로 대구(1476.06원)·인천(1499.73원)·경남(1496.09원)의 보통휘발유 주간 평균 판매가격이 1500원 밑으로 떨어졌다.
평균 판매가격은 해당 지역 개별 주유소들의 판매가격을 합한 값을 그 지역 전체 주유소 개수로 나눠서 계산한다.
전국 17개 지역 가운데 1400원대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등장한 건 1년 만이다.
지난해 11월 셋째 주 경남 지역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494.93원을 기록한 이후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1400원대의 휘발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6일부터 시행된 유류세 인하 정책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기름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은 1604.42원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지역에 따라 보통휘발유 가격이 1400원대로 떨어진 곳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강북구(1488원)와 금천구(1478원), 은평구(1499원), 중랑구(1483원)에서 1500원 밑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광진구(1508원)도 곧 1400원대로 휘발유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10년전과 달리 올해의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정부는 1ℓ당 82원의 가격을 내렸지만 정책 시행 첫 주에만 약 30원이 떨어졌고 그 이후부터는 내림 폭이 1.8원 정도에 그쳤다.
당시에는 국제 석유제품 시장에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이 급증했고 환율 또한 강세를 보이면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 효과가 상쇄된 것이다.
반면 올해는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동시에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는 "국제유가는 미 원유 재고 증가 등으로 하락했다"며 "국내제품가격도 국제유가 하락 및 유류세 인하 효과로 인해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유사들은 현재의 국제유가를 참고해 다음 주 출고가를 결정, 해당 출고가가 적용된 기름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는 기간은 약 2∼3주가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