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청소기가 유선청소기의 판매량을 뛰어넘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선청소기 등장 초기엔 유선 청소기에 비해 비싼 가격과 흡입력이 약하다는 이유 탓에 판매량이 높지 않았지만 기능이 거듭 개선되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무선 청소기를 선택하고 있다. 청소할 때의 편리함과 시간 절약을 중시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에서 132만4000대의 무선청소기가 팔렸다. 국내 청소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7%에 달한다. 2016년 같은 기간 59만7000대(27.1%), 2017년 73만1000대(37.38%)였던 상황에서 꾸준히 성장했다.
금액면에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판매된 무선청소기만 607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체 청소기 시장의 76.9% 수준이다. 2016년 판매된 금액은 1593억원(36.86%), 2017년 2782억원(53.3%)이었다. 이미 지난해 무선청소기 매출이 일반 청소기를 넘어섰고, 2년 전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성장했다.
무선청소기의 성장세에 발맞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도 뜨겁다.
스웨덴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가 2002년 일렉트로룩스 코리아를 설립했고 2004년 첫 무선청소기 에르고라피도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후 11년동안 하중심(下中心)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유지했다.
지난 8월 문상영 일렉트로룩스코리아 대표는 신제품 무선청소기 퓨어 F9을 출시하며 "지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한국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1등 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퓨어F9 관련 영상은 유튜브 등 SNS 채널에서 누적 조회수 700만을 돌파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다이슨 싸이클론 V10 카본 파이버 무선청소기. /다이슨
무선청소기 시장은 2008년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이 국내에 진출하며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다이슨은 지난 9월 새롭게 개발한 모터를 장착한 싸이클론 V10 카본 파이버 무선청소기를 출시했다.
LG전자가 지난 10월 물걸레 전용 흡입구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탑재한 코드제로 A9 신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
현재는 다이슨과 LG전자가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7월 상중심(上中心) 무선청소기 코드제로 A9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역대 최단기간인 3주 만에 1만대가 팔렸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해 LG전자는 지난 10월 코드제로 A9에 물걸레 기능을 더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무선청소기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무선 물걸레 청소기에 대한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업계는 국내 물걸레 청소기 시장이 2년 전에 비해 두 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2018년형 파워건 무선청소기.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파워건 2018년형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는 "앞으로도 무선청소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는 계속 올라갈 것"이라며 "업체들은 배터리 지속시간, 흡입력을 강화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