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 2호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실적 명암이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분기 손익분기점(BEP) 수준까지 적자폭을 줄이며 내년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케이뱅크는 자본확충 어려움에 자산성장도 정체됐다.
4일 은행연합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3분기 순손실이 각각 39억원, 1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순손실 159억원, 케이뱅크는 순손실 580억원으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카카오뱅크의 총여신과 총수신은 각각 7조7887억원, 9조3587억원이다. 총자산은 10조7407억원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의 총여신과 총수신은 각각 1조1817억원, 1조7288억원이다. 총자산은 1조9810억원에 머물렀다.
벌어진 격차는 자본력에서 비롯됐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고객 저변을 빠르게 넓히는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규모 확충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반면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케이뱅크는 완만한 성장 및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1조원을 확보했다.
든든한 자본력에 카카오뱅크는 내년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의 BEP 달성을 위한 대출 규모를 10조원 내외로 추산한다"며 "현재 카카오뱅크의 자산규모 및 성장 속도를 감안할 때 내년에는 연간 기준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케이뱅크는 세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주주 구성이 파편화된 탓에 매번 당초 계획되었던 규모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상증자가 이뤄졌다. 케이뱅크 이사회는 지난 10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며, 주금 납입일은 오는 20일이지만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케이뱅크는 자본에 대한 부담으로 '대출 쿼터제'를 운영하면서 지난 몇 달간 대출 중단과 판매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시장의 경쟁은 내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업의 경쟁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인터넷은행에 대한 신규인가 추진방안을 이달 중으로 내놓키로 했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보유를 허용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은 시행령이 이미 입법예고됐으며, 다음달 17일 시행될 예정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자산 10조원이 넘는 대기업도 ICT 기업 자산이 비금융회사 자산 합계액의 50%는 넘는 경우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