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4캔 1만원 시대 열리나
수제맥주도 '4캔 1만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주류 종량세 전환의 후속 절차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종량세로 전환되면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국산 수제맥주(500㎖) 가격이 1000원 이상 낮아지고, 수제맥주가 4캔 1만원 판매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제맥주협회는 종량세로 바뀌면 국산 수제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유명 수입맥주 브랜드들이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획재정부는 내년 3월까지 연구용역 및 업계 협의를 거친 개편안을 내년 3월까지 제출하고, 정부는 즉시 4월 임시국회에서 종량세 전환을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현 주세는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방식이다. 이에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과세표준이 달라 수입맥주에 붙는 세금이 더 낮은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에 국내 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산업공동화 현상까지 가속화되는 실정이었다. 2017년 기준 6년간 약 4200명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생산유발효과로 환산하면 당해 약 36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현행 종가세를 적용해 국내 대기업 맥주 제조사들이 경쟁적으로 맥주를 수입한 결과, 2012년 대비 2017년 출고량 기준 수입맥주 점유율은 약 4.3배 증가했다. 대기업 3사의 2017년 생산 시설 평균 가동률은 60%가 되지 않는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년 간 국내 맥주업계는 물론 국회 여야 의원들까지 나서 맥주 주세 체계 개정의 필요성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 2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국산 맥주업계에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설계된 세금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내용의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교육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 결과 내년 4월까지 종량세 전환 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종량세로 전환되면 국내 맥주 산업이 선진화되고, 소비자 후생까지 대폭 증대될 것으로 예측돼 업계와 소비자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종량세 적용 시 소매점에서 4000~5000원에 판매되는 수제맥주의 가격이 1000원 가량 낮아지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고급 수입맥주 역시 최대 1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맥주 점유율 1위인 일본산 제품은 L당 117원 인하돼 최대 14% 세금이 하락하며, 아일랜드 맥주도 리터당 176원이 인하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제맥주 업계 관계자는 "종량세는 국산 맥주의 다양성과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에서는 주류면허세감면 등 규제완화로 인해 발전되어온 크래프트맥주 산업이 현재 40만 명의 일자를 창출했다. 이처럼 종량세 전환이 국내맥주산업 발전을 위한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제맥주사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또한 유명 수입맥주 브랜드들이 국내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종가세에서는 국내 생산보다 본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지만, 종량세 하에선 반대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맥주 판매량 상위권을 차지하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코로나 등의 브랜드도 국내 생산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맥주 종량세가 시행된다면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 및 경제효과도 큰 폭으로 증가한다. 글로벌 브랜드 현지 생산에 따라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신선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된다. 또한, 2019년 말 수입맥주 예상 점유율 30%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7500개의 일자리 창출, 65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창출되어 국내외 주류 업계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의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지원할 것"이라며 "하루 빨리 종량세 전환이 확정되어 소비자들은 질 좋은 맥주를 더 싼값에 즐기고 맥주 산업은 국가 경제 기여도를 높이는 맥주 선진화의 시대가 도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