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현지시간) 미국 LA 콘벤션 센터에서 열린 '2018 LA 오토쇼'에서 최초 공개된 현대자동차의 8인승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Palisade)'와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메디슨 피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총괄부회장, 연구개발총괄 양웅철 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디자인 담당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 미국법인(HMA) 최고운영책임자 브라이언 스미스(왼쪽부터 ).
현대자동차·CJ그룹 등 재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내수부진의 돌파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사업 진출과 해외 현지화 마케팅을 이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오너의 통찰력과 때로는 배짱, 끈기 등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정의선의 뚝심' 최대 자동차 시장 美 공략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위기에 빠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수석부회장 승진 후 첫 출장도 미국을 선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할 기업인으로 참석하는 대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관세 폭탄 문제와 미래 자동차 사업 공동전선 구축 등 그룹의 생존을 좌우할 현안을 챙기기 위해서다.
또 지난달에도 '제네시스 G90'의 국내 출시를 뒤로 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3년 전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출시할 만큼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처음 공개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공개에 집중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가장 큰 SUV로, 해당 제품군의 맏형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정 수석부회장의 노력 덕분에 미국 시장도 반등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가 올해 미국 SUV 시장에서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차가 올해 들어 11월까지 미국에서 판매한 SUV는 모두 27만1377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미국시장 전체 SUV 판매량인 734만6718대의 3.7%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는 현대차가 2000년 싼타페로 미국 SUV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기도 하다.
현대차의 미국 SUV 시장점유율은 2009년 3.6%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을 타면서 2015년에는 2.7%까지 내려갔다. 이후 2016년 3.1%로 반등하고, 지난해에는 3.3%를 기록했다. 연간 SUV 판매량은 2009년 10만5964대에서 증가세를 이어가 올해는 11개월간 판매량이 지난해 연간 판매량(24만7906대)을 넘으면서 연간 판매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차종별 판매 실적을 보면, 올해 초 투입된 코나가 월평균 4000대 이상을 유지해 11월까지 3만8771대가 팔렸고, 투싼은 12만691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1% 증가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SUV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다. 미국 SUV 시장은 2009년 291만2000대에서 지난해 743만1000대로 8년 만에 2.5배 수준으로 커졌다.
현대차는 최근 상승세를 내년 상반기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각각 열고 미국시장에서 SUV 차종 확대로 판매와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