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소상공인聯, 관련 사업 론칭해 내년 상반기 100곳 '인증' 계획[/b]
[b]최승재 회장 "'작은 가게들도 이렇게 좋구나' 적극 알려나갈 것"[/b]
인천 부평에 있는 덕수갈비. '20인 이상 예약손님 맥주 1짝 서비스'라는 글귀와 함께 '下心'이라는 한자어가 보인다./김승호 기자
인천 부평 한국GM공장 인근에 있는 덕수갈비에 들어서니 붓글씨로 쓴 '心下'라는 글씨가 눈에 처음 들어온다. '심하'가 무슨 뜻인가 궁금해 카운터를 지키던 김태형씨에게 물었더니 "'하심'으로 읽는다(웃음)"며 "'손님에게 늘 겸손하게 대하라'는 마음을 갖기 위해 붙여놨다"고 설명했다.
덕수갈비는 태형씨의 부모가 198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갈비집이다. 초기엔 기사식당이었다. 35년간 한결 같은 맛으로 손님들을 대하다보니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주말이나 요즘 같은 연말이면 하루 평균 300~500명 손님이 1·2층 자리를 꽉 채운다. 갈비 맛을 잊지 못해 주변에 살다 멀리 이사를 간 사람들도 단골손님이 돼 가끔씩 가게를 찾기도 한단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태형씨는 5년 가량 직장 생활을 하다 가게를 물려받겠다고 결심했다.
"부모님이 연세가 드신 것도 있지만 잘 키워오신 가게를 더욱 잘 되게하고 싶었다."
태형씨의 말이다. 태형씨는 건축학도답게 가게 인테리어부터 새로 했다. 좌식이던 식탁도 모두 입식으로 바꿨다. 물론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 덕수갈비는 옛날돼지갈비가 250g에 1만2000원, 수제왕갈비가 250g에 1만5000원이다. 모두 10년전 가격이다. 또 20인 이상을 예약하는 손님에게는 맥주 1짝을 공짜로 주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내세웠다. 손님들 반응은 뜨거웠다.
최근엔 소상공인연합회가 진행하고 있는 'KFME 공동브랜드 인증사업'도 신청했다.
마케팅과 홍보가 쉽지 않은 소상공인들을 위해 소상공인연합회가 이달 론칭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공동브랜드(K.tag) 사업은 지역의 우수하고 모범적인 업소를 발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해 소상공인들이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K.tag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음식점뿐만 아니라 미용실, 병원, 학원, 편의점, 약국, 과일가게 등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는 소상공인들이 영위하고 있는 전 업종이 해당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소상공인들이 공동 브랜드를 신청하면 전문가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선정평가위원회의 두 차례 현장 평가 등을 통해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절차를 진행한다"면서 "특히 6개월마다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들이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다시 한번 검증하는 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3년 이상 K.tag를 유지하고 있는 곳엔 '명인' 자격도 부여해 공동 브랜드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에 100곳, 전체적으론 500~1000곳을 선정해 착한 가게들이 꾸준히 번창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회는 오는 20일 공동브랜드 론칭 행사도 연다.
덕수갈비도 깐깐한 평가를 거쳐 인천지역 1호 'K.tag' 인증을 받게 됐다.
태형씨는 "돈을 더 벌겠다고 프랜차이즈를 하기보단 괜찮은 동네식당으로 남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서울 인사동에 있는 한정식집 옥정은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이번에 소상공인 공동브랜드(K.tag) 서울지역 1호로 결정됐다. /김승호 기자
서울 인사동에 있는 한정식집 옥정은 서울지역 1호 'K.tag' 인증을 받았다.
옥정이 뽑힌 이유는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옥정 김민지 사장은 "고향 청송에서 난 고추, 된장 등 양념과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개별 가게가 홍보나 마케팅을 하기엔 한계가 있는데 이처럼 공동브랜드를 통해 가게를 알릴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옥정은 정부기관의 세종시 이전과 김영란법 시행, 각종 대형 사건·사고가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간 직격탄을 맞아야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서도 예전부터 갖고 있는 생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인분 주문이 쉽지 않은 한정식집이지만 혼자 오시는 손님들을 위한 메뉴를 만들어 헛걸음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덕에 늘 혼자 가게를 찾아 1인분씩 주문을 하던 한 스님은 지금의 가게 이름인 '옥정'을 김 사장에게 선사해주기도 했다.
최승재 회장은 "소상공인 공동 브랜드는 '작은 가게들도 이렇게 좋구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숨겨진 가게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적극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