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개인, 근로자, 기업과 정부를 포함해 각 경제주체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우면 장기적으로 그 이익까지 지켜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주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송년 만찬간담회에서 "지금부터 새로운 각오로 미래 성장동력이나 선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반도체 호황이 우리 경제를 이끌어왔지만 앞으로 5년 후를 내다보면 걱정이 앞선다"며 "새로운 선도 산업을 육성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를 확대하려고 하면 당사자들의 이해상충 때문에 가로막혀 성과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인상되는 것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도 내렸다.
이 총재는 "최저임금이 올해는 16.4% 올랐고 내년에 10.9% 더 오른다. 최저임금을 2회 연속 두 자릿수대 비율로 인상하는 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며 "다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어느 정도 (부정적 효과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국내 경제가 올해보다 크게 악화하지는 않지만 여러 리스크가 있다고 경고했다. 대외리스크로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미·중 무역분쟁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모레 새벽에 나오면 좀 더 명확해지겠습니다만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번 회의의 결과보다는 그 이후의 속도 조절 여부에 모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그만큼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글로벌 금융시장이나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매우 크고 그 범위도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금융시장 개방도와 실물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중국이 12월 초 90일간 추가 관세부과를 유예키로 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며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년도 한은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세 완화가 목적인 '금융안정'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응할 '거시경제' 흐름을 균형 있게 살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2.7%로 제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내년도 거시경제 흐름이 올해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