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은행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첫 만남을 갖고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11일 홍 부총리의 취임 이후 8일 만이다.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진행된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와 국내 경기 지표 둔화 등을 지적하며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정책공조'를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홍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소비, 투자와 같은 지표는 견조한 흐름이 있지만 투자, 고용, 분배 등 지표는 부진하다"며 "더구나 대외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내년도 경제여건이 결코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월요일 정부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 중에서 일차적으로 경제활력을 높이는데 정책역략을 집중하고자 노력했다"며 "재정규모는 470조원 확보하고 정부로서는 적극적으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나갈 예정입니다만 재정역할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정책이라든가 통화금융정책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야 된다. 정책공조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앞으로 한국은행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또 논의해 나가는 계기가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도 거시경제 흐름이나 금융시장 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안심하고 있기에는 엄중한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해 있기 때문에 기재부와 한은이 모든 정책을 운용함에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부총리와의 회동은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자주 (만나서) 고민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경제활력 제고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부총리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간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전력투구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경제에 어려움이 많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며 한은도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같이 노력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각) 발표되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새벽에 결과 나올텐데 시중에서 예상하는 대로 (0.25% 금리 인상) 결정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내년에 미국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한다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소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홍 부총리와 이 총재는 자주 만나 정책공조를 이뤄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전임인 김동연 전 부총리와도 재임 기간인 1년 반 동안 8차례에 걸쳐 회동한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정례화'는 아니지만 수시로 필요하다면 (이 총리를) 찾아뵈려고 한다"며 "국제회의 등에서도 수시로 접촉해서 조율하겠다. 긴밀하게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