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 손진영 기자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BOK 경제연구 '중앙은행 신뢰도와 통화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뢰도가 높아질수록 민간의 기대 왜곡이 적어지면서 통화정책의 거시경제 안정화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존 뉴케인지안 모형에 중앙은행의 신뢰도를 명시적으로 고려할 경우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나 거시경제변수의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우선 민간이 평가하는 중앙은행의 신뢰도는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거시경제변수 전망과 민간의 거시경제전망의 전망 오차의 크기로 결정된다고 가정했다. 또 경제주체들은 경제의 구조에 대해 불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전망모형들의 조합을 통해 미래 경제변수들에 대해 주관적 기대(subjective beliefs)를 형성한다고 전제했다,
분석 결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높을수록 민간 경제주체들의 중장기 기대가 펀더멘탈(기초체력)과 괴리되지 않고 안정화돼 거시변수들의 변동성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뢰도가 0.5 이상인 구간과 이하인 구간을 비교했을 때 신뢰도가 높은 기간에 인플레이션의 변동성이 4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항상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로 수렴한다고 예측하는 반면 민간 경제주체들의 경우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수록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게 되고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실제 물가가 큰 폭으로 변동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신뢰도가 높아질수록 민간의 기대 왜곡이 적어지면서 통화정책의 거시경제 안정화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행 인플레이션 타겟팅 통화정책 체계에서 신뢰도의 확보가 거시경제 안정화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민간 경제주체의 통화정책 당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경제전망의 정확도를 제고하고 일관된 정책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