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연말을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에 나섰다. 올 한해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주주 가치를 돌려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유한양행과 종근당,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가 올해 무상증자와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1일 나란히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보통주 주당 0.02주를 배정하며 총 249만주를 배당한다. 셀트레온헬스케어 역시 보통주 1주당 0.02주의 주식을 배당해 총 278만주를 배당한다.
유한양행은 보통주·기타주식 1주당 신주 0.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보통주 56만7761주다. 유한양행은 상장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무상증자를 해오며 주주가치 환원에 신경썼던 기업으로 유명하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각각 보통주당 0.02주를 배정한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는 124만주, 한미약품은 22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신주 배정일은 1월 22일이다.
JW홀딩스와 JW중외제약 역시 보통주당 0.02주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각각 126만주, 39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며 오는 1월 18일 신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2008년부터 11년째 무상증자를 이어오고 있다.
종근당는 1주당 액면가 2500원 규모 보통주 49만1054주를 무상증자하기로 했다. 신주권 교부 예정일과 상장 예정일은 각각 내년 1월25일과 내년 1월28일이다. 종근당은 올해 초에 무상증자를 한데 이어 올해만 두차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주식배당과 현금배당에 나선 기업도 있다.
부광약품은 올해 발행주식 총수의 30%에 해당하는 주식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주당 200원의 현금배당과 함께 0.3주의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지난해 결산 주식배당으로 지급한 0.1주보다 늘어난 규모다. 올해 결산 배당을 위해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발행주식 총 수의 30%에 달하는 1466만1084주다.
부광약품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48억80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배 성장했으며, 3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14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4배 가량 급증했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휴온스그룹 상장사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메딕스 역시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휴온스글로벌은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과 0.05주의 주식 배당, 휴온스는 1주당 800원의 현금 배당과 0.1주의 주식 배당, 휴메딕스는 1주당 현금 600원의 현금배당과 0.07주의 주식 배당을 결정했다. 현금 배당은 전체 170억원 규모다.
메디톡스도 보통주 1주당 0.03주를 배당하는 주식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주식총수는 15만8495주다.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은 늘어나지만, 현금배당이나 주식배당 처럼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또 주식·현금배당처럼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 의결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일찍 지급된다는 장점도 있다. 주식배당의 경우, 액면가 기준으로 세금을 내기 때문에 현금배당보다 세금부담이 적고, 기업 입장에선 보유한 주식을 나눠줘 자본 유출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나 주식배당은 주식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현금배당이 함께 이루어졌을 때 주주에 환원하는 효과가 배가된다"며 "앞으로 회사 실적이나 가치에 대한 자신감도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주주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