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공공주택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손진영 기자
서울 시내 도로 위, 버스 차고지, 빗물펌프장 부지 등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공간에 공공주택이 들어선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도심을 비롯한 기존 시가지를 활용하는 방식 등 추가 공급 전략을 통해 공공주택 혁신모델을 만들겠다"며 "집이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인식을 확립, 지속 가능한 주거 안정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정부의 3기 신도시 대책과 함께 내놓은 '공공주택 8만호 추가공급 세부계획'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양적 공급에 치중했던 공공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을 고려한 새로운 공공주택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은 ▲주민편의 및 미래혁신 인프라 함께 조성 ▲도심형 공공주택 확대로 직주근접 실현 ▲도시공간 재창조 ▲입주자 유형 다양화 ▲디자인 혁신을 골자로 한다.
주택 8만호는 부지 활용(2만5000호), 도심형 주택 공급(3만5000호), 저층 주거지 활성화(1만6000호), 정비사업과 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호) 등의 방식으로 공급된다. 주택은 주민편의시설이나 창업 시설 등과 함께 조성된다.
시는 기존 주택 공급 방식과 다른 실험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고속도로와 건물을 복합적으로 건축한 오사카의 게이트타워,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은 독일 베를린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와 같은 혁신적인 건축을 벤치마킹해 선보일 예정이다.
북부간선도로에 지어지는 공공주택 조감도./ 서울시
구체적으로 시는 북부간선도로(신내IC~중랑IC) 도로 상부에 주택 1000호를 공급한다. 도로 위에 인공대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주택을 건설하는 방식이다. 경의선 숲길 끝 교통섬으로 활용됐던 유휴부지를 개발해 주택 300호를 공급하고, 증산동 빗물펌프장 상부도 활용할 계획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외곽지역에 입지했던 공공주택을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도심형으로 확대해 직주근접을 실현한다. 이를 위해 시는 업무빌딩의 공실을 주거용도로 전환한다. 중·대형 업무빌딩은 청년주택으로, 소형 업무빌딩은 사회주택 등 공유주택으로 공급한다. 현재 종로구 베니키아 호텔 건물을 청년주택(255호)으로 전환하는 사업과 용산구 업무용 빌딩 공실을 공유주택(200호)으로 바꾸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매각을 고려했던 시유지도 주택공급 택지로 사용한다.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주차장 부지(800호)와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 부지(2200가구)에 공공주택을 짓는다. 강일·장지·방화 버스차고지와 한강진역 주차장 등 8곳에 총 1880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저층 주거지 활성화를 통한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도 나선다. 소규모 정비사업 때 공공주택을 도입하면 층수(7층→15층)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여준다. 빈집 1000호를 매입해 청년창업공간 등으로 재생, 저층 주거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재개발과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때 공공성이 낮은 기부채납(공원, 도로) 비중을 줄이고 공공기여로 공공주택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는 행정2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TF팀을 꾸려 계획 실행력을 높인다. 도시계획위원회,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역세권 청년주택을 전담하는 수권 소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주택 공급을 활성화한다. 민간기업이나 기관 등을 위한 전용 상담창구도 신설한다.
박 시장은 "이번 대책은 공공이 현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해 책임을 갖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 아래 도출했다"며 "기존 공적 임대주택 24만호를 차질없이 공급하고, 여기에 더해 8만호의 주택공급을 새롭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