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진옥동 신한은행장 후보의 선임을 의결했다. 현 위성호 행장이 이번 인사에 대해 연일 불만을 토로하면서 조기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 행장이 진 후보를 두고 "국내 영업 경력이 없어 업무 인수인계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등 폄훼 발언도 서슴지 않으면서 진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신한은행 이사회는 27일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자격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심사를 거쳐 진 내정자를 최종 선임키로 했다.
이번 인사에 가장 큰 불만을 나타낸 위 행장이 임추위에 포함되어 있어 지주 결정에 반발할 가능성도 예측됐지만 과거 '신한사태'의 재연은 없었다.
이에 따라 진 내정자는 업무 인수작업에 착수하게 됐으며, 내년 3월까지 임기인 위 행장과의 다소 불편한 동거도 시작됐다.
진옥동 차기 행장 입장에서 보면 짐이 무겁다. 내년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딩뱅크 재탈환에 나서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조직안정도 꾀해야 한다.
앞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진 내정자는 신한 문화에 대한 열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강력한 신한 문화를 통해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이라며 "특유의 온화한 리더십을 갖춰 그룹 내부의 신망이 두터우며, 조직관리 역량과 글로벌 감각을 인정받았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또 자경위는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추천됐다"고 강조했다.
진 내정자는 1981년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86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신한금융에서는 핵심 보직으로 꼽히는 일본 오사카지점장을 지내고,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부사장과 법인장을 역임했다.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의 두터운 신뢰도 이번 행장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겸손함으로 따르는 후배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