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교수는 정체되는 시장을 타개해나갈 2019년 소비 트렌드로 '뉴트로', '컨셉','카멜레온존'를 꼽았다.(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유토이미지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광고에 나온 카피 문구다. 당시 '물질만능주의적 사고다', '속물적이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무엇을 사는지가 어떻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시대에 살고 있다. 2019년 소비 트렌드가 가져올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짚어봤다.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19년 키워드로 'PIGGY DREAM'을 선정했다.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내년 소비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컨셉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PIGGY DREAM은 각각 ▲Play the Concept(컨셉을 연출하라) ▲Invite to the 'Cell Market'(세포마켓) ▲Going New-tro(요즘 옛날, 뉴트로) ▲Green Survival(필환경 시대) ▲You Are My Proxy Emotion(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 ▲Data Intelligence(데이터 인텔리전스) ▲Rebirth of Space(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온존) ▲Emerging 'Millennial Family'(밀레니얼 가족) ▲As Being Myself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 ▲Manners Maketh the Consumer(매너 소비자)를 뜻한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자기만의 기준으로 소비하고 스스로를 지켜내려는 '나나랜드' 소비자가 되어간다"고 분석했다. 우리 사회가 극도로 개인화된 SNS로 소통하고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원자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어린 시절부터 온라인으로 소통해 타인과의 감정교류를 어려워한다"며 "'감정대리인'을 통해 자기 느낌을 표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감정을 나누기 어려운 사람들은 고객이라는 지위를 통해 자기인식을 얻는다. 이들은 고객 행세를 할 때 가장 융숭하고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부 몰지각한 고객들이 행하는 소소한 갑질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김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는 '고객이 왕'이라며 참았던 감정근로자들이 정체성을 가진 하나의 주체로 스스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매너 소비자'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조명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과 결제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시장환경의 변화는 '세포마켓의 확장'이다.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이러한 기술 발전은 생산·유통활동 진입 비용을 극도로 낮춰 1인 사업자들이 SNS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재능과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세포마켓의 증식이 국내 경제와 유통의 새로운 판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나갈까. 김 교수는 변혁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마음의 방패는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컨셉'을 연출해 정체성을 찾는다"며 "소비자들이 그냥 멋진 것이 아니라 자기 컨셉과 맞는 것에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온라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마켓에 위기가 닥쳤다. 이제 공간에도 컨셉이 필요한 시대가 온 것이다.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기존의 정체성에 새로운 컨셉을 적용한 신개념 공간 '카멜레온존'을 소개했다.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프로젝트하다'가 좋은 예다. 공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테이크아웃 카페 운영된다. 오후 1시 이후에는 콩기름으로 인쇄한 친환경 청첩장을 제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변신한다.
불경기에는 복고가 유행한다. 과거는 자주 미화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나쁘고 사회가 불안할 때 사람들은 과거에 기댄다. 김 교수는 미화된 과거를 모르는 젊은 세대조차 복고에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 + Retro)의 탄생이다.
마지막으로 김난도 교수는 "정체되는 시장을 타개해나갈 2019년 신무기는 '컨셉', '뉴트로', '카멜레온존' 트렌드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