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그룹의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새해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DGB금융그룹
DGB금융그룹의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새해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단행된 DGB자산운용 신임 대표 선임과 지주 및 은행의 임원 승진인사 과정에서 후보군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김태오 회장이 취임하면서 도입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DGB-하이포(HIPO·High potential)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DGB자산운용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강면욱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임이 보류됐다. 지난 2017년 7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서 사임한 강 전 본부장은 공직자 윤리법에 따라 3년간 퇴직 공직자 취업제한 대상 기업에 취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DGB자산운용은 DGB금융그룹이 2016년 LS자산운용을 인수해 만든 신설법인으로, 올해 1월 1일부터 취업제한 기관에 포함됐다. 앞서 주주총회는 지난달 31일로 계획돼 규정을 피할 수 있었지만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던 강 전 본부장이 업무관련성이 높은 자산운용대표를 맡는다는 점, 취업제한기관 명단은 12월 31일 관보에 고시된다는 점에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면욱 DGB자산운용 신임 대표 내정자/DGB금융그룹
문제는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한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DGB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DGB금융지주와 은행 임원 승진인사 5명중 2명을 교체했다. 당시 DGB금융그룹은 인사 발표 전날 승진 내정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승진사실을 통보했지만 다음날 이들이 전임회장 겸 은행장의 비자금 조성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른 인사로 교체한 것이다.
때문에 김태오 그룹회장이 취임하면서 도입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DGB-하이포'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태오 그룹 회장은 DGB-하이포시스템을 도입해 인사부분의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자금조성 등으로 이미지 개선이 필요한 DGB금융그룹에 인사 관련 잡음이 계속돼 지역 여론마저 악화될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한편 DGB 대구은행 이사회는 3일 오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지주에 추천할 행장후보 명단을 논의할 예정이다. 은행장 후보 자격요건은 ▲최근 3년 이내 퇴임 ▲금융권 임원 경력 3년 이상 ▲지주'은행사업본부 임원 각각 1개 이상 경험(P&L과 경영관리) ▲지주나 계열사 임원 경험 등 4가지다.
자격요건에 따라 은행이 파악한 후보는 모두 7명이다. 은행 임추위는 이 가운데 2명 이상의 후보를 선정해 지주의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에 통보한다. 이날 임추위가 후보 명단을 선정해 자추위에 통보하면 자추위는 이를 검토해 오는 8일 최종 은행장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은행 이사회 관계자는 "임추위가 추천후보자를 추리는 과정에서 일치된 의견을 보여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후보들의 법정문제 등을 고려해 경영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