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주 수도권 도전은 고달프다
무학과 보해양조 등 지역 소주 업체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지역소주의 수도권 공략이 여의치않고,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수도권 소주가 영·호남 및 제주 등 지역 공략을 가속화하면서 지역소주의 점유율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영·호남과 제주지역의 젊은층들이 수도권 소주를 선호하고 수도권 소주업체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지역소주의 실적이 악화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전국 소주 시장에서 50%대 점유율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약 18%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지역소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부산·경남지역 소주 업체인 무학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136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가량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광주와 전남에 기반한 보해양조의 매출이 377억원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고,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제주도 향토기업인 한라산소주는 한때 90%이상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현재 60% 대로 떨어졌다. 하이트진로와 제주소주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의 물량 공세때문에 점유율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최대 시장인 수도권에서 1,2위를 유지하면서 최근 지방 시장을 공략한 신제품 출시와 영업 강화로 지역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소주업계 1위인 참이슬의 영·호남 지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특히 경남지역의 경우 2017년 대비 10%p 이상 증가했으며, 부산 역시 점유율이 소폭 증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참이슬 16.9'를 출시한 후 영남지역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3년 만에 약 3억병 이상이 팔린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지난해 6월부터는 경남 마산공장에서 '참이슬'을 생산을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는 부산지역에 태스크포스(TF)을 만들어 마케팅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히 펼쳤다.
호남권에서도 참이슬의 인기는 높다. 호남권에서 90%대 점유율을 유지하던 보해양조가 무리한 신제품 개발 및 수도권 공략 실패 등으로 부진하자 하이트진로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참이슬' 점유율을 약 50% 끌어올리며 1위에 올랐다.
롯데주류 처음처럼은 광주, 대전, 천안 등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했다.
좋은데이(왼쪽부터), 잎새주, 한라산소주/각 사
결국 지역소주 회사들은 다양한 활로를 모색 중이다. 무학은 판매 지역 확대를 목표로, 충북 충주메가폴리스 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보해양조는 온라인 유통업체 알리바바그룹의 플랫폼 T-mall(티몰)에 복분자주와 매취순을 선보이며 해외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라산소주는 수도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최근 신공장을 준공하면서 생산량을 기존 15만병에서 25만병으로 늘렸다.
한 지방소주업체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대기업회사들이 유통망과 영업력으로 밀면서 지역 주류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울러 지역 소주 회사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하려해도 도매상 확보나 물류비 등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