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을 주도했던 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연초부터도 증시 입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넥스(KONEX) 시장 대장주들의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이 예상돼 있어 기대감을 높인다.
2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장 대기 중인 예정 종목은 26개다. 지난해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업체들은 모두 25개, 이들 업체의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5조2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코넥스 대장주들의 이동
가장 먼저 상장을 시도한 업체는 오는 2월1일 상장 예정인 의료용 지혈제 개발업체 이노테라피다. 이노테라피는 지난 2017년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했다 자진철회한 이후 두번째 도전이다. 면역 항암 치료 백신 셀리백스(CeliVax)를 개발하고 있는 셀리드 역시 오는 2월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코넥스 대장주들도 코스닥시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코넥스 시가총액 2위(약 5300억원) 업체인 지노믹트리는 지난 24일 코스닥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노믹트리는 체액을 기반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 중인 체외진단기업으로 다음 달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 1위(약 6000억원) 업체인 '툴젠'도 올해 상장이 에상된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원천특허를 보유한 툴젠은 지난해 4월 코스닥 이전 상장 청구서를 제출하고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툴젠은 지난해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을 예상했지만 최대주주가 유전자가위 특허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장이 지연돼 올해 상장을 노리고 있다.
3위(약 5000억원)인 노브메타파마도 이전 상장을 노린다. 대사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 중인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고 코스닥 이전 상장을 청구했으나 아직 거래소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 외에도 선바이오, 수젠텍, 젠큐릭스, 듀켐바이오 등의 코넥스 업체들도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진흥국 연구원은 "2018년은 25개 업체들 중 15개가 기술특례 상장업체였다면 올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시도하는 업체들이 많아 눈에 띈다"며 "유망한 기업들의 상장은 섹터 R&D환경과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 바이오 업체들의 상장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바이오 벤쳐업체들의 연구개발비 조달이 원활해짐에 따른 R&D환경의 개선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IPO대어 'SK바이오팜' 상장하나
올해 IPO 시장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에의 상장에도 관심이 모인다. 증권업계는 오는 하반기 SK바이오팜의 IPO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상장 시도를 예상했지만 해를 넘기여 올해 안에는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다만, SK바이오팜이 나스닥 시장 상장을 타진해보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태 이후 SK바이오팜이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나스닥 시장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금 까지 정해진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나스닥과 코스닥 시장 두 곳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