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3종, 베네팔리, 임랄디, 플릭사비(왼쪽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출시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는 출시 첫달 유럽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르며 5조원 시장의 승기를 먼저 잡았다.
29일(현지시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지역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Biogen)이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지난해 유럽 제품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4% 상승한 총 5억4510만 달러(약 6002억원)을 기록했다.
◆임랄디, 시장점유율 1위 올라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것은 이번에 처음 실적이 공개되는 '임랄디'다. 바이오젠에 따르면 임랄디는 출시 후 70여일만에 1670만 달러(약 184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유럽 내 아달리무맙(휴미라 성분)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독일에서는 출시 후 첫 달만에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62%)를 달성했고, 유럽 전체로는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11월부터 2개월 연속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성과를 냈다. 약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유럽 아달리무맙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경쟁의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에피스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매출 1위(약 20조)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유럽에 출시했다. 임랄디는 글로벌 제약사 3곳(암젠, 산도즈, 마일란)과 동시에 유럽시장에 출시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에피스는 유럽 시장의 공급 우위 및 기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판매 노하우를 바탕으로 출시 직후 10개국 이상에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업계는 기존에 유럽에서 출시된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에 비해 임랄디의 시장 침투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바이오젠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인 제프리 카펠로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임랄디의 출시 첫 분기 시장 침투율 성과가 베네팔리를 능가한다"며 "2019년에는 임랄디를 필두로 한 두 자리 수의 바이오시밀러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베네팔리, 오리지널 넘어섰다
임랄디보다 먼저 출시된 자가면역질환치료제 2종의 실적 성장도 눈부시다.
바이오젠에 따르면 삼성에피스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베네팔리는 2016년 2월 출시 이후 이제까지 총 9억5660만 달러(약 1조 533억원)어치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된다. 그 중 최근 2년간의 매출이 8억5600만 달러(약 9425억원)로 92%의 비중을 차지하며 급격한 상승 추세다. 지난해 베네팔리 판매량은 4억8520만 달러(약 5342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1% 늘었다.
특히 독일 시장에서는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품 시장 정보업체 IQVIA에 따르면, 삼성에피스가 유럽에 처음 출시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유통 물량 기준으로 유럽 전체 에타너셉트 시장 점유율을 41% 까지 끌어올렸으며, 독일 시장에서는 엔브렐을 넘어섰다.
삼성에피스는 "독일은 주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가 유럽 최대인 약 2조원에 달하고 약가가 가장 높은 곳"이라며 "베네팔리가 엔브렐의 점유율을 넘어선 것은 독일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선 첫 번째 사례"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는 전년동기대비 380% 증가한 4320만 달러(약 4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에피스 커머셜 본부장 박상진 전무는 "베네팔리의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랄디 등 후속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여 유럽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