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200곳으로 늘린다.
서울시는 올해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청소년수련관, 직업체험센터, 여성발전센터, 복지관 등 청소년과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200개 기관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2월 사업 전문성 및 민간협력, 후원 연계능력을 갖춘 보조사업자를 공모한다. 시는 3월부터 공공기관 200곳을 공개 모집해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공공기관에는 자판기 등을 활용해 생리대를 비치하도록 한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건강한 생리대 이용 방법 교육 등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사업기관 확정 후 서울시 지도를 통해 생리대 비치장소를 표시,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한다. 또 비상용 생리대 비치 문화가 전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시범사업 결과 이용자와 운영기관의 만족도가 높았으며, 당초 우려와 달리 남용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비상용 생리대 시범사업의 이용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2점을 기록했다. 11개 시범사업 운영기관 의견 조사에서는 만족(10곳), 보통(1곳), 불만족(0곳)으로 나타났다.
이날 시에 따르면, 3개월 동안 11개 기관에서 생리대 2901개(일평균 3.68개)가 소요됐다. 생리대 남용 방지를 위해 시는 무료자판기와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자판기를 고안,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코인은 안내데스크에 따로 코인통을 마련해 직원에게 요청하지 않고도 이용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무료 자판기에서는 일평균 6.8개, 코인형 무료자판기에서는 1.9개가 소요됐다.
문미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시는 올해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대폭 확대하고 성건강 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여성들에게 필수품인 생리대 문제를 특정계층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