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설 명절 만들기 홍보 영상 모습./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올해 설 명절에는 외가, 집사람 등 성차별적인 언어를 어머니 본가, 배우자로 고쳐 불러보는 건 어떨까.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설 명절을 맞아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적 언어·호칭과 쓰지 말아야 할 속담 및 관용표현을 담은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설특집)'을 1일 발표했다.
시 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시민이 제안한 성차별 언어 중 가족 호칭 등 522건 중 국어·여성계 전문가들이 선정한 바꿔 불러야 할 말들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은 배우자로 고쳐 불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성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 안에서 일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차별적 표현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가와 친가도 성차별 사례로 꼽혔다. 친할 친(親), 바깥 외(外) 자를 써 구분하는 대신 어머니 본가와 아버지 본가로 풀어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등 처가와 시가를 구분하는 호칭은 어머님과 아버님으로 통일해 쓸 것을 권장했다.
미망인은 '故ㅇㅇㅇ의 배우자'로 고쳐 써야 한다고 자문했다.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체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아닐 비(非)자를 써 비혼모로 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용하지 말아야 할 성차별 속담 및 관용표현으로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1위를 차지했다.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가 뒤를 이었다.
시는 설 명절 가사분담을 위한 이색 캠페인을 펼친다. 설 연휴 가족들이 사다리 게임으로 집안일을 나누는 모습을 인증하면 5000원 상당의 기프티콘(50명 추첨)을 증정한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명절 집안일 나누기 사다리게임'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해당 채널에서는 시민이 제안한 성평등 명절 방문법을 각색해 만든 '설 명절 할머니 단톡방 클라~쓰'라는 제목의 영상도 만나볼 수 있다. 시민들은 ▲시가·처가 교대 방문 ▲1명절 1본가 방문 ▲각자 자기 집 방문 등을 제안했다.
시는 1일부터 11일까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설 연휴 기간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조사한다.
재단은 내가 느낀 2019년 설 명절의 성평등 점수, 우리 집 명절 성평등 사례, 대안 마련이 시급한 가족 호칭 개선 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강경희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명절에 겪는 성차별적 언어와 행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해 이번 설 명절부터는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성평등한 명절 팁을 제시하게 됐다"며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언어와 행동 대신 성평등한 언어와 행동으로 가족·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