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달 27~28일 베트남으로 최종 확정됨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청신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분단 이후 남과 북이 함께 만든 유일한 '평화지대' 역할을 해왔던 만큼 북한의 비핵화와 발맞춰 진행될 대북제재 완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재개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현대아산은 8~9일 1박2일간 금강산 현지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금강산에서 진행하는 기념행사에는 배국환 사장 등 임직원 2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창립 20주년의 상징성을 고려해 금강산행사를 추진하게 됐고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며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20년 역정을 되돌아보며, 사업정상화와 재도약의 결의를 다지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아산은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이듬해 2월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로 탄생한 이후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건설, 개성 관광, 백두산 관광 등을 추진하며 남북경제협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 12월 말 금강산을 취재차 다녀온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호텔 등 모든 시설이 관광이 중단되기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해보였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 당장 남쪽 관광객에게 예전처럼 문을 연다고 해도 전혀 손색을 없을 정도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개성공단은 오는 11일로 공장 폐쇄 3년째를 맞는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이달 말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만큼 지난해 6월 만남때보단 더욱 진일보한 결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특히 대북 제재 완화가 현실화될 경우 1순위는 개성공단이 될 것으로 보여 3년째 학수고대했던 '개성행'은 무난할 전망이다.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부소장은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하면 미국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남북간 철도연결을 우선적으로 제재에서 면제해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은 개성공단 시설 점검을 위한 기업인들의 방북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좀 늦어지더라도 모든 여건이 갖춰졌을 때 방북하고 또 공장이 다시 돌아가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그림일 것"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비상대책위원회는 2016년 2월 당시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개성공단 가동이 멈춘 후 지난달까지 총 7차례나 방북 신청을 했다. 하지만 번번히 신청은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다만 비대위측은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후 방북 재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두 번째인 만큼 지난해보다는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길 모두 기대하고 있다"면서 "다만 상황에 따라 북미정상회담 직후 바로 방북할 수 있도록 방북 신청을 미리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는 공장 폐쇄 3년째인 오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심재권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세미나를 열고 추가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불씨가 살아난 한반도의 봄은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직접 언급하면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됐다"면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할 과제는 해결된 만큼 국제 제재문제 등을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력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