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은행이 지난해 이자이익으로만 20조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규제에도 대출이 꾸준이 늘었고, 금리가 오른 것도 호재가 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22조634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6조10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5조6510억원 ▲신한은행 5조5860억원 ▲하나은행 5조2972억원 등으로 모두 5조원 이상 이자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0% 이상씩 늘었고,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9.6%, 8.2%로 성장세를 보였다.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대출규제 강화에도 가계대출이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기업대출도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57조4000억원으로 1년새 9.6% 늘었다.
작년 대출규제 강화 속에서도 가계대출이 전세자금대출 등을 중심으로 8.9%,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대기업 각 부문별로 균형있게 10.5%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원화대출금이 전년 말 대비 7.2% 성장했다. 대출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부문별로는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7.5%, 6.9% 증가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 역시 작년 한 해 동안 개선됐다.
국민은행의 NIM은 지난해 1.71%로 2017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신한은행은 1.56%에서 1.62%로 높아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NIM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자장사'라는 비난에도 이자이익이 뒷받침이 되면서 은행 비중이 높은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작년 당기순이익이 3조1567억원으로 7년 만에 '3조 클럽'에 재진입하는 동시에 설립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지주는 순이익 3조689억원으로 기대치에는 못 미쳤지만 2년 연속 '3조 클럽'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으,ㅣ 작년 순이익도 각각 2조2402억원, 2조192억원으로 나란해 '2조 클럽'을 달성했다.
다만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로 올해 은행들의 대출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며,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서 은행들이 NIM을 크게 개선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상반기 개선됐던 NIM도 하반기부터는 주춤하다.
국민은행의 작년 4분기 NIM은 정기예금 비중 확대 등 조달비용 부담이 늘면서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1.70%를 기록했고, 신한은행 역시 0.01% 포인트하락한 1.61%로 집계됐다.
새로운 잔액기준 코픽스(COFIX)를 도입하는 대출금리산정 개선방안도 은행권에는 부정적인 소식이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당장의 영향보다는 중장기적으로 NIM 압박이 상당히 커질 가능성 높다"며 "가계대출의 50%가 코픽스 대출이라는 점에서 향후 2~3년 내에 적어도 0.04~0.05%포인트 내외의 NIM 압박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