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곧 돈' 이커머스 업계, '타임 마케팅'에 집중
빠른 배송과 가격경쟁력 덕분에 온라인 쇼핑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는 최근 '타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타임 마케팅은 말그대로 일정한 시간동안 초특가에 인기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티몬과 위메프, 11번가 등 많은 업체가 타임 마케팅을 도입해 고객 확보에 나섰다.
티몬은 지난해 말부터 하루 24시간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타임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오전6시~10시와 밤10시~새벽 6시대에 열리는 '모닝타임'과 '심야타임', 정오를 기준으로 매 12시간마다 바뀌는 '1212타임', 오전9시부터 3시간 단위로 저녁 6시까지 진행하는 '타임어택'까지, 매일 24시간 내내 다양한 상품들이 돌아가면서 타임마케팅을 통해 노출되고 있다.
티몬의 타임마케팅은 노출기회가 적은 중소파트너들의 매출을 20배 성장시키는 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정오(12시)와 심야(12시)로 하루를 구분해 각각 12시간동안 프로모션이 진행되는 '1212타임'의 경우, 최근 3주동안 500여개 파트너들 중 30% 가량인 152개 딜의 12시간 매출이 1000만원을 넘겼다. 상품가를 온라인 최저가 이하로 맞추며 마진을 낮추는 대신, 판매량은 이전 대비 20배 이상 늘린 결과다. 중소파트너사에게 하루 매출 1000만원은 큰 성과다.
티몬이 올해 들어 본격화하고 있는 '타임마케팅'은 '데이마케팅'처럼 특정일이나 기간을 정해놓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이 아닌, 하루 24시간을 시간대별로 세분화해 해당 시간 동안 다양한 상품을 파격가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홈쇼핑과 유사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으나, 시간당 한 방송에서 하나의 상품만을 소개하는 홈쇼핑과는 달리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상품이 동시에 노출 된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타임마케팅은 기존 데이 마케팅과도 큰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특정일에만 한정되고 금방 물량이 소진되는 데이마케팅 방식과 달리 매일 언제든 앱을 켜면 온라인 검색가격 최저가 대비 많게는 90%까지도 할인된 특가로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임마케팅을 통해 구매한 고객의 교차구매 비중은 평균 60%로 티몬 전체 고객의 교차구매 비중이 평균 23% 수준인것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의 타임마케팅은 객단가를 높이고 매출을 확대하는데도 효과가 있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부터 파격적인 가격 할인을 제공,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위메프는 매월 숫자가 겹치는 날짜에 특가 상품을 쏟아낸다. 지난해 11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11일간 실시했던 '블랙 1111데이'가 인기를 끌자 12월에는 1212데이, 1월 리프레시특가를 진행했다. 특히 위메프에서 '에어팟'을 초특가에 판매했을 당시 하루종일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할 정도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결과 위메프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3.0% 증가했다. 지난달 거래액 역시 지난해 1월보다 43.3% 늘어났다.
월거래액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연속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올 1월 거래액은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보다 18.4% 늘었다. 특히 거래액 규모도 매달 증가하면서 월거래액 6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1일 블랙프라이스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이어온 것이 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분석했다. 판매수익 대부분을 가격을 낮추는 데 투입해 소비자와 파트너를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더 큰 수익을 창출해 이를 다시 가격에 재투자하는 선순환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11번가는 '십일절(11월 11일)'의 혜택을 매달 고객들에게 전하기 위해 매월 11일 특가 세일을 하는 '월간 십일절'을 론칭했다. 월간 십일절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매 시간마다 총 31개의 세일 상품을 선보인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거래액 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거래액은 지난해 십일절(11월11일, 1020억원), 2017년 십일절(11월11일, 640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지난해 2월 11일 '11번가데이' 행사 거래액 보다 무려 210%나 뛰어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반짝 아이템을 내놓는 것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기존 데이 마케팅의 경우 그날 하루만 이용하고 빠져나가는 고객이 많았지만, 타임 마케팅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장식할 정도로 떠들썩하길래 구매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품절이었다"며 "준비한 수량이 적어도 너무 적은 것이 문제다. 초 단위 전쟁이 따로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업체를 알리려는 홍보 수단으로 타임 마케팅이 전락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업체 관계자는 "미리 '한정수량'이라고 고지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며 "파트너사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량을 제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