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의 사주속으로] 시대를 뛰어넘은 등대
2000년 전에도 지구에는 사람이 살았고 지금도 역시 사람이 살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은 같지만 모든 건 달라졌다. 그때와 지금의 사는 형태는 서로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다르다. 교통수단은 마차에서 최첨단 자동차나 비행기로 바뀌었고 살고 있는 주택도 움막 같은 집에서 아파트라는 공동주택으로 변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다. 고단한 현재, 불안한 미래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느 시대의 사람이나 살아간다는 것 자체의 고민은 똑같은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대를 불문하고 복을 바라며 희망에 의지 한다. 그런 인간의 삶과 더불어 달라지지 않은 게 또 있다. 바로 역학이다. 사람들은 미래를 알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엿보고 싶어 한다. 알 수만 있다면 일어날 불행을 조금이라도 피하길 원한다. 역은 그런 욕망을 일부라도 충족시켜 준다. 수천 수만년 전에 시작된 역(易)은 사람들의 액운을 막아주고 복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충분히 해왔다. 상담을 오는 사람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귀띔이라도 얻고 싶어 한다. 역학은 어느 시대든 그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줬다. 먼 오래 전부터 우주의 원리에 따라 길흉을 짚어낸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에게 인생의 동반자였고 삶의 잠언이었으며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선지자이기도 했다. 현대는 인공지능이 많은 분야를 잠식하는 과학의 시대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대체하지 못할 분야들이 있다. 역학이 그런 분야이다. 역학은 과학적 지식으로 답을 내기 힘든 철학과 윤리와 지식들이 융합된 인류 최고의 원리로 알려져 왔다. 과학이 발달한다고 현실과 정신적 통찰이 융합된 분야를 대신할 수는 없다. 사람이 인류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역학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역학은 항상 사람들에게 등대 같은 역할을 했다. '흉한 일은 피하고 복은 받아들인다' 는 역학의 원리는 정말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살아보면 그 단순함이 가장 어려운 것임을 깨닫는다. 그 단순하지만 가장 어려운 숙제를 풀어가면서 사람들에게 희망이라는 빛을 비추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