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어떠한 합의문 없이 결렬된 2차 북미정상회담[/b]
[b]비핵화-제재완화에서 이견 보인 북미정상[/b]
[b]일각에선 냉랭했던 '2017년 한반도' 재연 우려[/b]
[b]회담 결렬에 코스피도 '2200선' 붕괴[/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두 번째 만남이 베트남 하노이(27~28일)에서 열린 가운데, 이번 회담은 '용두사미'로 귀결됐다는 게 정계·외교계 중론이다. 기대감이 컸던 만남이었으나 결말이 썩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선지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 이후 '2017년 한반도' 상황이 다가올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이 용두사미라는 뒷말이 나온 이유는 이렇다. 우선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 1차 회담(싱가포르 센토사, 2018년 6월12일) 때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관련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이들의 진단에 힘을 실어줄 두 정상 발언도 존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밤 6시30분쯤 메트로폴호텔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환담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교착 국면을 넘어선 북미대화'로 화답했다. 이렇게 두 정상의 1박2일 1차 회담 일정이 끝났다.
하지만 두 정상의 1박2일 2차 회담 일정은 1차 때와 사뭇 달랐다. 핵 담판이 결렬된 것이다. 두 정상은 28일 오후 정상회담이 열린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고 각자 숙소로 복귀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회담이 결렬된 이유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간 인식 차가 큰 게 원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숙소로 돌아와 정상회담 합의문 불발 관련 "영변 핵시설 해체로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비핵화에는 순서가 있다. 영변 핵시설 해체 후 핵탄두 및 무기시스템 등이 남았다. 이 부분을 북한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28일 메트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에 따른 큰 기대감이 있었으나 한마디로 용두사미로 귀결된 북미 정상간 만남이었던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후 '더 이상 제재는 없다'고 했으나 향후 어떤 흐름으로 한반도 상황이 전개될 지는 미지수다. 누가 아나. 최악의 상황으로 2017년 당시 상황으로 갈 우려도 있다"고 했다. 그해 한반도 분위기는 매우 냉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막말전쟁은 수시로 불거지기도 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유엔(UN,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는 7월4일 대북제재안 2371호를 만장일치 채택했다. 그러자 북한은 "미국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막말을 날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껏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던 바다.
한편 이번 회담이 결렬되자 우리나라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코스피(국내 종합주가지수)가 28일 북미정상회담의 결렬로 급락한 게 이를 방증한다. 코스피는 지난 27일 거래일보다 39.35포인트(1.76%) 내린 2195.44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00선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15일(2196.09) 이후 9일만이다.
청와대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도대체 몇 시간만에 분위기가 이렇게 바뀌나"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