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북미간 브릿지 역할 재가동을 예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역사적인 두 번째 만남(2월 27일~28일)을 가졌으나 빈손회담이란 충격을 국제사회에 줬다.
우선 문 대통령은 하노이회담이 빈손으로 귀결된 날 트럼프 대통령과 밤 6시50분부터 25분간 통화를 나눴다. 향후 북미회담 후속대책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번째 만남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당초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하노이회담 결렬 후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상황을 알렸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이 미래에 만날 것'이란 부분을 놓고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통화를 통해 이러한 의구심은 사라졌다.
문 대통령은 하노이회담 결렬 후 첫 번째 중재자 행보로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은 한반도 평화를 상징하는 경제사업으로 꼽힌다. 다만 북한의 군사도발로 인해 현재 중단된 실정이다. 문 대통령의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 발언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 축사 때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평화경제 시대'를 열어나가겠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며 "남북은 작년 군사적 적대행위의 종식을 선언하고 '군사공동위원회' 운영에 합의했다. 비핵화가 진전되면 남북간 '경제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남북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경제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언급한 후 "한반도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이라며 "하노이회담도 (북미 정상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은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었다"며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는 미국-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집권당' 더불어민주당은 하노이회담 관련 정치권 일각의 확대해석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3일 브리핑을 통해 "하노이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와 책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비건-김혁철간 5일에 걸친 18시간 가량 실무회담이 있었고, 하노이 공동선언 초안이 마련됐다는 사실을 두고 볼 때, 작금에 진행된 상황은 매우 당혹스럽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다시 대화와 타결을 원하는 점'이다. 따라서 정확한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