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상대로 규모있는 투자에 나섰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 삼성SDI가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인 헝가리에 추가 투자를 결의했다. 헝가리 공장은 BMW, 폭스바겐 등 유럽의 주요 고객사들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진기지로 꼽힌다. 또 LG화학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고자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지난해 1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 제2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총 9452억원의 투자를 결의했다.이번 추가 투자를 결정한 제2 공장은 현재 제1 공장을 건설 중인 헝가리 코마롬(Komarom)시에 위치한 건설부지 내에 연면적 약 3만5000평 규모로 건설된다. SK이노베이션이 최초 헝가리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코마롬시 현지에 확보한 축구장 약 60개 크기의 부지 43만㎡(약 13만 평) 중 일부를 활용하는 것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초에 코마롬시에 7.5GWh 규모의 제1 공장 건설을 시작, 오는 2020년 상반기부터 배터리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제2 공장은 이달 착공을 시작해 2020년 상반기께 설비 안정화 및 시운전, 제품 인증 등 과정을 거치고 202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럽 자동차 산업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고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유럽에서 현재 건설 중인 공장의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도 헝가리 공장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앞서 삼성SDI는 약 4000억원을 들여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투입되는 추가 투자금은 약 5600억원이다. 전기차용 생산라인 3~4개를 추가로 징을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은 지난 2016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근처 괴드 지역에 착공,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이루는 셀과 모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며 연간 생산 규모는 순수 전기차(EV) 5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계속 성장함에 따라 시장 대응 차원에서 증설투자를 단행한 것"이라며 "체적인 생산라인에 대한 숫자는 밝히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배터리 선두기업 LG화학은 2017년에 폴란드에 6GWh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해말에는 폴란드 공장의 생산 능력을 15GWh수준까지 확대하기 위해 6513억원을 현금 출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