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로 실시되던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이 각각 폐지된다. 전문가들은 일각의 우려와 달리, 군사준비태세의 수준은 유지되면서 전술적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3월께 실시돼 왔던 연합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은 '동맹 연습'으로 이름을 바꿔, 4일부터 주말을 빼고 7일간 실시된다. 실기동 군사 훈련인 독수리 훈련은 사실상 폐지돼 소규모 부대별 훈련으로 개편된다.
합동참모본부는 3일 "'동맹' 연습은 기존 봄에 진행되었던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조정해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작전을 전략, 작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문으로 'Dong Maeng'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연습명은 한미 군사 당국이 키 리졸브 연습의 이름을 한글 이름으로 바꾸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연합군사연습이 향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한미연합훈련 축소 및 사실상 폐지는 한미 양국 간의 논의에 따라 추진됐다. 국방부는 이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지난 2일 밤 10시부터 45분 간 통화를 하고 한미연합군사훈련 체계의 개편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양국 군 수뇌부의 이번 결정으로 전투준비태세 수준과 한미동맹 유지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시기에 집중된 대규모 연합훈련을 대신해 소규모 단위의 지속적인 훈련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미국통이자 한미연합사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인범 예비역 중장은 "연습의 시기·범위와 수준·홍보 등을 상황에 맞게 실시할 것이라는 의미다. 군사대비태세를 위한 훈련은 계속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과거에는 일년에 한달 정도 미군과 훈련을 했지만, 현재는 연중무휴 미군과 훈련을 실시하는 부대(한미연합사단)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한미 양측이 논의를 거쳐 합의가 된 사안"이라면서 "북한은 이번 2차북미정상회담에 양보가 없었다고 하지만,이번 결정이 (북한에 대한 양보) 반증인 만큼, 그 가치를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특정시기에 집중됐던 한·미연합훈련이 연간훈련에 반영돼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때문에 단위부대별 훈련 능력 등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소규모의 단위 부대별 훈련은 전술적 차원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전략적 측면, 전체적 국가적 차원에서 통합적 지휘측면에서는 약간의 부족한 점이 생길 수도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전시작전권환수를 위해서 국가적 차원의 전략적 부분을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