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배우 윤지오씨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씨가 고 장자연씨 사건과 관련해 최근 '성추행 목격'을 공개증언하는 등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우선 장자연 사건은 이렇다. 지난 2009년 3월7일 자살한 장씨가 '소속사 대표로부터 유력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했다'는 유서를 남겼다. 유서에는 접대를 받았던 이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다만 검찰 조사에서 유력인사들의 증거는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고, 장씨 소속사 대표와 장씨 전 매니저만 기소됐다. 시간이 흘러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 다시 부각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장씨 사건 재수사 요구가 빗발친 것이다. 이에 수사당국은 작년 6월부터 재조사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장씨의 동료인 윤씨가 최근 본인의 실명·얼굴을 공개하며 증언에 나섰다. 윤씨는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해자들이 떳떳하게 사는 것에 대한 억울한 심정으로 인터뷰에 임하게 됐다"고 했다.
윤씨는 계속해서 "이러한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상황이 (캐나다에서는) 공개적으로 진행이 된다. 캐나다의 경우는 피해자나 가해자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된다. 또 그런 게 당연시 여겨진다.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을 받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도 그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진술을 한 후 잃은 게 더 많았다. 그럼에도 관련자들은 대표 한 사람 빼고는 처벌 받은 사람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윤씨는 장씨가 세상을 떠난 2009년 수사당국으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작년 2월 다수 방송사에 익명으로 출연해 장씨 사건에 대한 증언을 했던 바다. 또 오는 7일은 장씨가 세상을 떠난 지 10주기가 되는 날이다.
윤씨 공개증언 다음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윤씨의 용기 있는 증언으로 장씨 사건 진실이 또 한 겹 벗겨졌다"며 "장씨 사건은 언론-재계-법조계 등 권력 핵심부에 위치한 기득권인사들이 한 여성을 철저하게 유린하고 죽게 만든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장씨 사건 재수사를 벌이는 만큼, 고인에 대한 성폭력 가해자는 물론 수사은폐 의혹까지 한 점 남김없이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윤씨의 고통은 '미투(성폭력 고발 캠페인)' 여성들이 겪은 것과 다르지 않다. 장씨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 못지않게, 진실을 위해 용기를 낸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시스템 또한 제고돼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