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 참석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석대성 기자
[b]기념사진 찍고 갈길 가기 바빴던 의원들…토론자만 허공에 떠들어[/b]
[b]한국당 최고위원들 세미나 토론 중에 들어와 스킨십 시전[/b]
"시장경제를 살리겠다"며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10여명이 야심차게 세미나를 준비했으나 용두사미로 끝난 모양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연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가 이를 방증한다. 이 토론회는 규제 완화 등 기업활성화 논의가 골자였으나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비판만 즐비했다는 후문이다.
추 의원이 연 세미나에는 같은당 소속 강석진·김성태·김종석·백승주·윤재옥·최교일·홍일표 의원 등이 참석했다. 눈에 띄는 인물도 있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참석한 것. 이 의원은 한국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코트를 입기도 했다.
세미나는 시작부터 삐걱됐다. 토론회는 당초 오전 10시 예정됐었다. 다만 텅 빈 자리와 어수선한 토론회 준비 분위기로 10분 정도 지연됐다. 그래선지 토론회 초반 국민의례가 생략됐다.
추 의원은 개회사 때 "선진국은 앞서 법인세를 낮추고 규제를 개선하는 등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대한민국만 역행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분배와 일자리 창출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고견은 당 정책으로 적극 반영하겠다"고 부연했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자리를 한 이 의원은 추 의원 개회사 후 마이크를 잡고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1년만에 30% 가까이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주휴수당을 포함해 (기업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치는 제도를 밀어붙였다"고 했다. 경제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박탈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 다음으로 발언을 이어간 홍 의원은 "여권에서 (대기업에 불리한) 상법 개정안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으로 통과시키겠단 얘기가 나온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등 구체적인 전략까지 논의해주면 의미 있는 토론이 될 것"이라며 "이 의원이 다 얘기해서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홍 의원 발언 땐 참석한 의원 절반이 자리를 뜨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래선지 세미나 기념사진 촬영 때 남은 의원들이 5명 남짓 됐다. 이에 세미나 좌장을 맡은 나성린 한양대학교 교수는 "(기념촬영 후) 의원님들이 싹 빠지셨다"고 불쾌함을 표했다.
오전 10시40분. 본격적으로 세미나 토론이 시작됐다. 이 순간 김순례·김광림 한국당 최고위원이 들어왔다. 그들은 참석자들이 토론 중임에도 인사를 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시간이 흘러 낮 12시. 세미나의 자리를 지키던 김종석 의원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의원은 이번 세미나 때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의원이다. "다른 의원들과 달리 가장 오래 자리를 지켰다"는 기자 질의에 "이게 내 임무"라고 김 의원은 답했다.
김 의원이 자리를 뜬 후 낮 12시25분. 토론자들은 빠르게 발언을 마무리했다. 세미나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끝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야권관계자는 6일 메트로신문과 만나 "시종일관 어수선한 분위기가 유지됐던 이번 세미나는 황교안 신임 한국당 대표의 경제행보인 남대문시장 방문까지 가볍게 한 게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6일 '기업의 족쇄를 풀어라' 세미나에 참석자들이 떠나고 토론자들만 남아 있다. 사진/석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