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보유기업과 미보유기업 10년 경영 성과 분석 결과. /한국경제연구원
경영권 보호 장치인 차등의결권을 보유한 기업이 더 높은 경영 성과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3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글로벌 100대 기업 중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 10개사와 미보유기업 68개사 경영성과 비교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은 모든 분야에서 미보유 기업과 비교해 훨씬 높은 성과를 보였다. 성장성과 수익성 및 안정성, 주주이익 실현에서다.
구체적으로는 2008년과 비교해 매출액이 44.1%나 성장했다. 미보유 기업(27%)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당기순이익은 155.8%, 영업이익은 139.6%로 3~4배 가량 많았다. 총자본은 126.1%로 미보유기업(71.9%)대비 2배 가량, 부채비율은 20.7%에 불과해 미보유기업(178%)보다 크게 낮았다.
미래 준비도 더 활발했다. R&D 투자에서 무려 358.4%나 성장했다. 설비투자도 46.4%로 미보유기업 대비 3배 정도 크게 성장했다. 고용도 34.1%로 미보유기업(32.1%) 대비 높았다.
특히 차등의결권이 주주이익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 배당금은 차등의결권 보유 기업에서 118.4% 늘어 미보유기업(55.4%)의 두배 이상이었다. 희석주당이익도 287.1%, 자사주매입도 255.2% 늘면서 미보유기업보다 훨씬 주주친화적이었다.
한경연은 차등의결권이 지배구조와 헤지펀드들의 무분별한 공격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을 확보하면서 미래 장기 투자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인 투자 확대를 위해 경영권 방어 수단들이 상당수 제거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거세지는 만큼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 도입 등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대책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