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FI(재무적투자자)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이행과 관련한 중재 신청 예고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신 회장은 17일 개인 법률대리인을 통해 "주주 간 협약이 일방적이고 복잡해 모순되고 주체를 혼동한 하자 등 억울한 점도 없지 않지만 나름 고민하고 고민한 끝에 60년 민족기업 교보를 지키고 제2창사인 IPO(기업공개)의 성공을 위한 고육책으로써 최선을 다해 ABS(자산유동화증권)발행 등 새 협상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회장은 새로운 협상안으로 ▲ABS발행을 통한 유동화 ▲FI 지분의 제3자 매각추진 ▲IPO 성공 후 차익보전 등을 제시했으나 FI 측은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FI들은 신 회장이 오는 18일까지 구체적인 지분가치, 납입기일 등을 밝히지 않을 경우 중재소송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최대주주인 동시에 교보생명의 CEO(최고경영자)로서 500만명의 가입자가 있고 4000명의 임직원과 그 가족이 있으며, 1만6000명의 컨설턴트가 함께하고 있다"며 이들의 미래와 회사의 미래가 앞으로의 협상의 향방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60년 민족기업 교보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정부, 사회, 투자자,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와의 공동발전을 위해 창출해 온 사회적 가치가 진의를 모르고 체결한 계약서 한 장으로 폄하되거나 훼손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IPO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은 최대주주이자 CEO로서 당면한 자본확충 이슈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수 있을 만큼 큰 위기라는 인식 속에 교보의 미래를 위한 불가피한 상황 대응이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주주인 FI들도 충분히 알고 있었던 만큼 중재 신청 재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재 신청을 했어도 언제든 철회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중재 신청이 철회되지 않더라도 별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고 파국을 막기 위한 협상은 마땅히 계속돼야 한다"며 "재무적 투자자들도 교보의 대주주들이니 이 점을 재고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협상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