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렌디드 지고 싱글몰트 뜨고…위스키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
위스키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블렌디드 제품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싱글몰트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발아된 보리)와 그레인(옥수수·귀리·호밀) 위스키를 섞어 만든 혼합주다. 블렌디드 위스키에서 연산은 함유된 몰트 원액의 숙성 연도를 의미한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100% 보리(맥아)만 증류해 숙성시킨 것이다.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생산 지역, 브랜드가 갖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소비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고를 수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단체 술자리보다 혼술이나 지인들과 즐기는 소규모 형태의 음주문화가 정착되고, 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심비',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에서 프리미엄 럭셔리 제품을 소비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스몰럭셔리' 등 욜로 트렌드가 주류영역에도 적용되며 싱글몰트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유통된 전체 싱글몰트 위스키는 전년보다 4.7% 늘었다. 같은 기간 가격이 높은 21년산 이상의 싱글몰트 출고량은 9.8% 증가했다. 이처럼 고연산 프리미엄 제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체 위스키 시장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위스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149만2459상자(9L·500㎖ 18병 기준)였다. 이는 지난해 159만1168상자보다 9만8709상자가 줄었다.
에드링턴코리아 관계자는 "싱글몰트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며 일부 제품은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라며 "특히 최근엔 욜로 트렌드의 영향으로 고연산 프리미엄 제품 등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품에 대한 문의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싱글몰트 인기 트렌드에 주목해 다수의 브랜드들이 싱글몰트 위스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드링턴코리아 맥캘란은 프리미엄 한정판 제품 '맥캘란 M 디캔터 블랙'을 국내에 출시했다. 2013년 이후 전세계 싱글몰트 마니아와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맥캘란의 대표적인 초고가 프리미엄 라인으로 거듭난 'M 디캔터 시리즈'의 새로운 제품이다. 이번에 선보인 맥캘란 M 디캔터 블랙은 희소성이 높은 블랙크리스털로 만든 디캔터에 엄선된 최상위 원액을 담아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 글렌피딕은 200㎖ 하이볼 패키지 출시했다. 이 제품은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선보이는 하이볼 패키지 제품으로 고급스러움과 깊은 맛을 더했다. 이번 제품은 하이볼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소용량 제품에 하이볼전용잔과 스티어러를 포함해 출시해 더욱 더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는 하이볼 시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주류들의 경우 블렌디드 위스키 혹은 저가 위스키였다면, 이번에 싱글몰트 위스키인 글렌피딕을 하이볼을 만드는데 메인 주류로 사용해 고급스러움과 함께 위스키 본연의 맛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더했다.
디아지오 코리아는 싱글몰트 위스키 '싱글톤 더프타운 12년'을 국내에 출시했다. 싱글톤 더프타운 12년은 부드럽고 균형감 있는 풍미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맛과 합리적인 가격이 큰 특징이다. 싱글톤 더프타운은 싱글톤의 3대 증류소 중에서도 최고의 싱글몰트 생산지인 스페이사이드 지역의 더프타운 증류소에서 생산된다. 유럽산 셰리 캐스크와 미국산 버번 캐스트에서 숙성되어 말린 과일향과 견과류향이 특징이다.
골든블루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카발란 클래식', '카발란 쉐리 오크', '카발란 솔리스트 쉐리 캐스크' 등 3종을 독점으로 판매 중이다. 골든블루는 최근 '카발란 디스틸러리 셀렉트'를 추가로 수입해 소비자들의 입맛 잡기에 나섰다. 골든블루가 수입하는 '카발란'은 2006년에 타이완 'King Car Group'이 설립한 타이완 최초의 위스키 증류소 '카발란'에서 생산되는 싱글몰트 위스키다.
페르노리카 발렌타인도 최근 싱글몰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렌버기 15년', '밀튼더프 15년', '글렌토커스 15년' 3종으로 싱글몰트를 선보였다. 이번에 출시한 제품 모두 발렌타인 위스키 블렌딩에 사용되는 싱글몰트로 알려졌다. 광고모델로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를 기용하면서 30~40 젊은층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