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이 26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가 미세먼지와 열섬현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2년까지 나무 3000만 그루를 심는다.
서울시는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향후 4년간 총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민선 6기 공약 사업으로 추진해온 2000만 그루 나무심기 정책 목표를 상향, 나무 1000만 본을 추가 식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153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정책 목표의 절반을 달성했음에도 미세먼지와 도심 열섬 현상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봉호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는 "나무를 심었다고 해서 바로 효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며 "나무가 30년 이상 자라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고 산소발생량도 많아지게 된다. 실제 효과를 보려면 10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노후경유차 6만4000대가 1년간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15평형 에어컨 2400만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것과 같이 도심온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인 2100만명이 1년 동안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한 교수는 "나무 한 그루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계산했을 때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이 정도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한 통계수치"라며 "실제로 이렇게 효과를 검증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는 ▲도시환경 개선을 위한 나무심기 전략 개선·강화 ▲미세먼지 민감군 보호를 위한 특화사업 확대 ▲대규모 유휴공간 활용 다양한 녹지공간 확충 ▲생활밀착형 녹지공간 조성과 기존 도시숲 보존 ▲민관협력사업 확대 등 5개 핵심 전략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시는 관악산과 북한산의 맑고 찬 바람을 강남·강북 도심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2021년까지 '바람숲 길'을 만든다. 바람숲 길은 산에서 도심까지 줄지어 식재한 나무를 통해 바람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도심의 뜨거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면서 생긴 빈 공간에 숲의 찬 공기가 길을 따라 들어가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시는 산림청과 공동으로 총 2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가로수를 심는 방식을 개선해 미세먼지 저감·차단 효과를 높인다. 새롭게 조성하는 가로수는 1열이 아닌 2열로 식재한다. 키 큰 나무 아래 작은 꽃과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를 유입을 막는다. 2열 식재는 1열 대비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25.3%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자동차 전용 도로변에도 2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미세먼지 저감 숲을 조성한다. 국회대로와 동부간선도로는 지하화해 도로 상부를 공원으로 만든다.
아파트를 지을 때 도로와 주거공간 사이에는 미세먼지 유입을 막는 '차단 숲'을 조성하고 공사장 가림막 주변에는 '차폐 숲'을 만든다. 건물 외벽에는 '벽면 녹화'를 실시한다. 학생들을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통학로 주변에 녹지공간을 조성한다.
최윤종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마스크를 생필품으로 만들어버린 고농도 미세먼지, 111년 기상관측 사상 최악의 무더위를 기록한 작년 여름 폭염 같이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문제의 근원적인 해법을 도시숲에서 찾고자 한다"며 "시민 1명이 나무 1그루만 심어도 천만 그루의 나무가 서울 전역에 심어질 수 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