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왼쪽부터)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등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취합
올해 금융지주 주주총회는 실적개선에 별다른 이슈없이 지나갔지만 KB금융지주 등 일부에서는 주가하락에 대한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2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 주총에서는 지난해 주가가 하락하고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에 리딩뱅크를 내어준 것에 대해 주주들이 원인과 대책 등을 요구했다.
KB금융은 실적과 주가 모두 신한지주에 밀렸다.
KB금융 주가는 지난 한 해 동안 30%가 넘게 급락했다.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한 신한지주와 달리 KB금융 순이익은 3조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2502억원 감소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한국경제가 하방국면으로 접어들고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계속되면서 KB금융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며 "주가 하락에 대해선 주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며, 이에 대한 보답은 주가 회복과 배당 향상일 것이므로 앞으로 펀더멘털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이고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실행해 그룹 포트폴리오를 견고하게 다지겠다"며 "계열사별로 1등 은행의 자리를 굳히고 증권과 손해보험,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이 부족한 생보사들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고, 재벌그룹 중 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곳이 있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주당 배당금은 동일한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배당성향은 24.8%로 배당금은 주당 1920원이다.
신한지주 주총은 실적개선에 높아진 배당성향으로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총에 참석해 "지주사 창립 이래 최대 실적으로 거두며 자산과 실적 등 전 부문에서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으며 오렌지라이프 등 대형 M&A를 성사시켜 그룹의 외연을 대폭 늘렸다"며 "올해도 아시아 리딩그룹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 회장은 "신한지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겠다"며 "새롭게 신한지주의 일원이 된 그룹사를 토대로 조화로운 성장을 강화하고, 폭넓은 대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지주는 주총을 통해 이윤재 전(前)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 브릿지 스트레티지 대표 등을 신규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전일 취임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사내 이사로 선임됐다.
신한지주는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23.9%이며, 시가배당률은 3.9%다.
우리은행은 이날 주총에서 오정식 상임감사위원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오 위원은 내년 3월 주총까지 1년간 사내이사 자리를 이어가게 된다.
배당금은 총 4376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보통주 주당 650원으로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4%였다.
IBK기업은행 주총에서는 논란이 됐던 근로자 추천 사외이사(노동이사제)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주총을 통해 신충식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김세직 서울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정관에서 정한 사외이사 정족수 4인이 모두 채워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