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자체 보고서 제출 기한 5일로 연기, 미제출시 폐지 수순
자사고(자율형사립고) 폐지 논란에 따라 학부모들의 자사고 선호도가 하락한 반면, 과학고와 영재학교 선호도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초·중학교 학부모 788명을 대상으로 자사고 등 특목고 선호도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자사고(40.7%), 영재학교(23.6%), 과학고(18.2%), 외고(12.4%), 국제고(5.1%)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최근 7년간 선호도를 보면,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자사고와 외고 선호도는 낮아진 반면, 영재학교와 과학고 선호도는 증가했다. 자사고 선호도의 경우 지난해(48.4%)와 비교해 8.4%포인트나 감소해 최근 선호도 감소세 속 올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외고 선호도 역시 지난 2013년 28.6%에서 지속 감소해 올해 12.4%로 전년보다 4.2% 포인트 큰 감소폭을 보이면서 선호도가 추락했다.
자사고와 외고를 선호하던 학부모모 상당수는 영재학교와 과학고 선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재학교 선호도는 지난해 15.0%에서 올해 23.6%로 1년 만에 8.6% 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과학고 또한 전년 14.1%에서 올해 18.2%로 4.1%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초등학교 학부모의 경우 영재학교 선호도가 28.5%로 자사고(27.7%)를 앞질렀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선호도 상승은 서울대 등 주요대학 진학 실적 상승과 대학 이공계 학과 선호 현상 등 두 가지 현상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제 서울대 최종 등록자 기준으로 영재학교 출신 학생은 2017학년도 6.6%(214명)에서 2019학년도 8.8%(293명)로 늘었고, 과학고 또한 2017학년도 3.6%(116명)에서 2019학년도 4.3%(143명)로 늘었다.
반면 최근 3년간 자사고(18.2%→15.6%), 외고(9.7%→8.1%), 국제고(2.4%→1.4%) 출신의 서울대 입학자는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선호도 하락은 이들 학교의 폐지 논란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이들 학교가 일반고와 이중지원이 가능해졌으나, 여전히 존폐 자체가 불투명하고 학부모들의 불안심리가 지속되면서 선호도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논란 등 자사고와 외고 관련 폐지 논란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학부모들의 혼란은 지속될 수 밖에 없고, 폐지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자사고와 외고 선호도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서울 지역 자사고 13곳 모두 지난 29일 마감된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을 하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은 제출 기한을 5일 오후 5시로 연기하고 이날까지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자사고 폐지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사고 2020학년도 입시 일정에 따라 재지정 여부는 늦어도 8월까지는 결론이 나야 하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재지정 평가 연기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시교육청이 학교별 자체 보고서 점수를 0점 처리하고, 직접 재지정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재지정 탈락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