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 중국에 이어 미국도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31일 내놓은 해외경제포커스 '최근 해외경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4분기 소매판매 증가세가 둔화되고 자본재 수주와 수출은 전기 대비 감소하는 등 성장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
올해 소비와 투자가 증가로 전환했지만 전월 중 큰 폭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성장세 둔화 추세가 완만하게 이어지겠지만 노동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2%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로지역은 생산과 투자 부진으로 낮은 성장세가 지속됐다. 올해 1월 산업생산이 증가로 전환했지만 전년 동월 수준을 하회했고 자본재 수주도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양호한 노동시장, 확장적 거시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은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성장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소비, 투자 등 내수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1~2월 중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성장하방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타 신흥국 중 인도, 브라질은 수출 부진으로 산업생산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아세안 5개국과 러시아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개선됐다.
반면 일본은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 흐름을 유지했다. 1월 중 가계소비는 양호한 고용여건 등을 배경으로 전월 대비 0.9% 증가한 반면 산업생산은 수출 부진 등으로 전월 대비 3.4% 감소했다.
주요 기관들은 생산 및 수출 둔화 등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견조한 설비투자, 확장적 재정정책 등이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성장률 전망을 1.0%에서 0.8%로,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0.7%에서 0.6%로 내렸다.
한편 3월 중 국제유가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공급 측면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 베네수엘라의 원유생산 차질 등이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는 세계경제 성장 전망 약화 등이 유가 상승을 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