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PX(파라자일렌) 시황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정유·화학주가 들썩이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올 1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화학주는 2015년 이후 약 3~4년의 호황기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지난해를 기점으로 변곡점에 진입했다.
우선 지난해 정유 대표 4사는 4분기를 기점으로 통합 1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유가 급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 손실이 반영된데다 정제마진도 대폭 하락해 정유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또 화학기업들은 대부분 기초소재부분에서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 유가 상승, 전 제품에 걸친 공급량 증가, 수요 약세 등이 겹치면서 기초소재부문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차이)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에 화학사들은 전기차 배터리와 ECC(에탄크래커) 및 태양광에서 사업을 키워가면서 급격한 불황을 맞은 기초 소재부문 사업을 대체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가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를 이어가는 동시에 특히 화학산업에서는 PX의 호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1분기에 지난해 대비 회복된 실적을 기록하고 이어 2분기부터는 본격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에서 소폭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석화부문은 올레핀 계열이 약세지만 주력제품인 PX를 중심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윤활유 부분은 신규 증설 여파로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감소, 적자가 이어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어 2분기부터는 전기채 배터리 추가 수주가 부각돼 성장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주가는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며 "1분기 실적 부진과 중국 대형 정제설비와 PX설비 가동으로 업황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반면, 전기차 배터리 추가 수주로 성장 기대감이 혼재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예상 실적을 매출액 12조4000억원, 영업이익 2547억원으로, 지배주주 순이익 1438억원으로 각각 내다봤다.
LG화학은 1분기를 바닥으로 실적 우상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배터리 성장세에 기대감이 가장 두드러진다. 내달 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경기부양 효과(부가세인하·구매 보조금 등)로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의 합성수지) 상승세에 이어 하반기에는 중대형·소형 배터리 고성장 매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2990억원으로 전망한다"며 "LG화학의 주력제품인 ABS는 화학제품 내 중국 수요점유율이 높아 중국 소비 회복시에 가장 큰 수혜 사업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도 중국 경기부양 정책의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 정책을 통해 하반기부터 중국 자동차, 가전 판매량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자동차, 가전 판매량 증가는 합성수지 스프레드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성수지 스프레드 확대는 경험적으로 한국 화학업종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롯데케미칼의 저가 나프타 투입효과와 3월 시황 회복이 시작되면서 영업이익도 전분기보다 회복할 전망이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1분기 예상 실적에 대해 매출액 3조6000원, 영업이익 3301억원, 순이익 3075억원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