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열린 '연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희주 기자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기금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했다는 분석이 있는 반면 과도한 경영권 침해, 나아가 '연금사회주의'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코드 적용에 있어서 연금사회주의 우려를 해소하고 올바른 주주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연기금 확대, 주주제안제도 개선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후 첫 주주총회 무엇이 달라졌나?'를 주제로 '연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평가와 전망 토론회'를 개최했다.
김병욱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과거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거수기 역할을 하고 섀도보팅(그림자투표) 등 그림자 역할에 그쳤는데 여기에서 벗어나 주주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관철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 사례와 관련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연금사회주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연금자본주의"라며 "다만 앞으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의사결정에 있어서 독립성과 전문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후 주주총회, 평가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송민경 한국지배구조원 선임연구원은 앞으로의 향후 과제로 관치 우려 완화,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확대, 주주총회 내실화, 주주제안제도 개선, 의결권 불통일 행사 규정 정비, 주식대량보유공시제도(5%룰) 개선 등을 꼽았다.
송 연구원은 "관치 우려를 생산적으로 줄이기 위해선 정치적 고려 없이 기금의 이익에만 충실하고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수탁자 책임 이행 문화와 관행을 정착시키고,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외에 다른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참여도 제안됐다. 현재는 사실상 국민연금만 스튜어드십코드에 참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송 연구원은 "연기금투자풀, 주택도시기금, 고용·산재보험기금 등의 연기금은 모두 주간운용사와 하위운용사를 통해서 수탁자책임을 이행하고 있어 정부나 정치권 등의 부적절한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이들도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고 부결된 사례. /신진영 교수
5%룰과 관련해선 회사에 심각한 위법행위가 발생했는데도 5%룰을 적용해 사실상 경영권을 보호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5%룰은 특정 기업 지분을 5%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이 1% 이상 변동될 경우 5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한 규제다.
아울러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목소리를 담는 주주제안제도의 개선 필요성도 강조됐다.
송 연구원은 "주주제안 내용을 주총 결의사항에 한정하지 않음으로써 보다 다양한 사항에 대해 주주가 의사표시를 하고 결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같은 사례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향후에도 반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신진영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재계와 일부 정치권에서 우려하는 국민연금의 경영권 위협 혹은 연금사회주의는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다"면서도 "대한항공과 같은 사회적 주목을 받는 사안에 대해 국민연금이 결정을 이끌어낸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고 향후 반복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국민연금의 기금이 2057년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주권행사도 수익률 제고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관훈 선문대학교 법경찰학과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이 보유한 국내주식의 의결권 행사 등 주주권행사가 자산운용의 일부분"이라며 "따라서 주주권 행사도 자산운용의 기본원칙인 수익률 제고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곽 교수는 "의결권 행사에 관한 수탁자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는 경우 정치적 판단에 좌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의결권 행사에 있어서 기본원칙을 분명히 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