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로 내려 잡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했다. 특히 수출 금액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처가 3일 발표한 '2019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예산처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2019년 및 중기경제전망'에서 밝힌 올해 성장률 예상치(2.7%) 보다 0.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실제 성장률(2.7%)보다도 0.2%포인트 낮다.
예산처는 성장률 전망을 정부(2.6∼2.7%),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보다도 낮게 평가했다. 민간 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과 같은 수준이다.
예산처의 이 같은 전망은 세계 경기 성장세가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했다는 게 예산처 분석이다. 예산처는 특히 유로 지역 경기 상승세가 둔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내수, 수출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예산처는 올해 상품 수출(통관 기준)이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전망 당시 2.4%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지만, 이번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수정했다.
수출 물량을 따지는 실질 총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3.2%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하락 폭이 크고 수출 물량도 1월 한때 마이너스로 내려가기도 하는 등 부진함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내수 부문별 성장률도 줄줄이 낮춰 잡았다. 민간소비는 2.7%에서 2.6%로, 설비투자는 2.3%에서 1.9%로 떨어뜨렸고, 건설투자는 -2.4%에서 -3.5%로 마이너스 폭이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이 내수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순 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지난해 1.2%포인트에서 올해에는 0.4%포인트로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1.6%포인트에서 2.1%포인트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에 물가를 반영한 명목 성장률은 3.5%로 지난해(3.0%)보다 높겠지만, 최근 5년(2014∼2018년) 평균인 4.5%보다 낮을 것이라는 게 예산처 분석이다.
전년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20여만명에서 12만명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따른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효과가 나겠지만 내수 부진으로 민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은 약화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1.8%에서 1.3%로 낮춰 잡았다.
예산처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올 상반기 조정 과정을 거친 뒤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대외 경제 여건 등이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면서도 "대외 리스크 요인 개선이 지연되거나 추가로 나빠지면 성장률이 2.5%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