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매출은 증가했지만 이익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됐지만 반도체 부문 실적이 4분기부터 급감하면서 영업이익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고 순이익은 감소했다.
코스피 상장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지만 순이익은 줄었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40개사(금융업 제외)의 연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1894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6%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57조7000억원으로 0.32% 늘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08조원으로 6.72% 줄었다.
코스닥 상장사는 매출만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줄었다. 거래소와 코스닥협회가 분석한 911개 코스닥 기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69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6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조4000억원, 4조3000억원으로 각각 11.58%, 8.66% 감소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기업을 합친 상장사 순이익은 112조3000억원으로 전년의 120조5000억원보다 6.8% 줄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세계 경기 성장세가 둔화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교역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특히 4분기부터 반도체 실적이 크게 하락한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재작년에 코스피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작년에도 그 이상이 나올 거라고 당초 예상했으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며 "반도체 부문 이익이 4분기로 갈수록 점점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이익지표도 전년보다 악화됐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32%로 전년보다 0.37%포인트, 매출액 순이익률은 5.70%로 0.70%포인트 낮아졌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에도 영업이익률 4.98%, 순이익률이 2.55%로 각각 0.92%포인트, 0.38%포인트 하락했다.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이익 성장세가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코스피 상장사 전체 매출 중 12.8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전체 매출액은 1650조원으로 전년보다 5.2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98조8000억원으로 4.57%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도 63조6000억원으로 13.51% 감소, 삼성전자 포함 시보다 감소율이 약 2배로 심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정보기술(IT)업종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연결기준으로 IT업종 344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21% 증가했고 순이익은 18.0% 늘었다. 나머지 업종 567개사의 매출액은 4.95%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22.5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