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시장 80% 실패… 업계 정착 위한 당연한 과정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이 좌담회에서 강연하고있다/나유리기자
"우리는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대체했던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블록체인이 활성화되면 그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금융분야다."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3일 블록체인과 미래경제를 주제로 한 좌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인터넷 도입시기만 돌이켜보더라도 당시 사람들은 일자리에 대한 기대감보다 우려가 많았지만 프로그래머 등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일자리가 창출됐다"며 "블록체인 활성화로 일자리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생활은 더욱 윤택해지고 존재하지 않는 그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가장 활용화 될 수 있는 분야로 금융을 꼽았다. 그는 "현재 금융소비자가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자금을 옮기려고만 해도 많은 시간과 많은 정보가 소비된다"며 "'스마트계약' 기능으로 암호화폐를 디지털화폐로 전환해 사용할 경우 중개기관이 필요하지 않아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경우 블록체인은 그 이상의 가치를 갖게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전통적인 금융권 은행시스템을 블록체인이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스마트계약은 계약조건을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조건이 충족됐을 경우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4월 5일 식목일에 비가 오면 10이더리움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자동으로 실행되는 방식이다.
그는 또 블록체인의 신원확인 기술이 금융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는 구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끌어다 신원확인을 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 사람뿐만 아니라 한 회사의 직원, 한 국가의 국민을 확인해 주는 기능도 블록체인이 할 수 있어 금융분야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활용되기 위해선 '편의성'과 사생활 보장을 할 수 있는 '보완시스템'이 완벽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블록체인 자체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기술이 성숙하지 않아 불편하게 활용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며 "수평분할(Sharding), 플라즈마 시스템 등을 도입해 편의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은 범죄방지 등을 위해 신원확인과 자금세탁방지에 손쉽게 활용될 수 있지만 사생활 보장에 대해선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 부분은 막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해독이 필요환 암호화된 형태의 신원보증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날 블록체인 사업도 신생사업과 같은 눈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일반 신생사업도 80%가 실패하고 성장하는 경우를 반복한다"면서 "블록체인 사업이 80% 실패한 경우도 업계가 겪을 수 있는 성장통으로 보고 정착해 가는 과정을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좌담회는 암호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을 비롯해 민병두 국회정무위원장,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 이종인 여시재 부원장, 어준선 코인클러그 대표, 박훈 메타디움대표, 최화인 블록체인협회 캠퍼스 학장, 김민 아이콘 재단 이사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