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70)이 지난 8일 갑자기 별세하면서 조 회장과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와 재판도 일제히 중지되거나 연기되는 등 차질이 불가피해 졌다. 당장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던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사건은 공소기각 결정을 거쳐 재판절차가 모두 종결된다.
당초 서울남부지법은 8일 세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피고인이 사망한 이상 더이상 재판이 진행될 수 없게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고인이 사망한 경우 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기각 결정을 내리게 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 해 10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횡령, 배임)과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조 회장이 기내면세품과 항공기 부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페이퍼컴퍼니를 끼워넣는 방법으로 수수료를 챙기고 조원태씨 등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넘기는 수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불구속 기소했다.
이 밖에 참여연대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 등이 강요죄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제기한 고소사건도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피고소인이나 피의자가 사명하면 검찰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도록 돼 있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와 재판도 일단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일(9일)에 진행될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70)과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45)에 대한 재판부터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따르면 피고인이 상을 당할 경우, 당사자 요청에 따라 재판일정을 연기할 수 있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지난 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들을 불법으로 입국시켜 가사도우미로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오는 16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인 관세법 위반 혐의 재판은 아직 연기여부가 아직은 결정되기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정상 장례식이 끝난 이후여서 연기신청서를 내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법조계는 조 전 부사장과 남편 박모씨(45) 사이의 이혼소송은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판준비를 위한 심리상담 단계로 기일이 잡힌 것도 아니라는 것이 이유다.